'남미 영토 분쟁' 격화하나...베네수엘라, "가이아나 석유 탐사 추진"

'남미 영토 분쟁' 격화하나...베네수엘라, "가이아나 석유 탐사 추진"

2023.12.06. 오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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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미 영토 분쟁' 격화하나...베네수엘라, "가이아나 석유 탐사 추진"
가이아나 에세키바 강 유역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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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국영기업에 가이아나 에세키바 지역에 대한 탐사 및 개발을 지시했다. 이웃나라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전날 국민투표를 통과시킨 지 하루 만에 나온 결정이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에세키바 전체 지역의 석유, 가스, 광산 탐사·개발을 위한 운영 허가를 즉시 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석유 기업 PDVSA와 철강 회사 CVG를 포함한 베네수엘라 국영기업의 현지 자회사 설립을 명령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진행된 국민투표에서 "투표자 95.9%가 과야나 에세키바 주를 신설하고 해당 주민에게 베네수엘라 시민권을 부여하는 것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재판 관할권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ICJ는 베네수엘라에 "가이아나 주권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도 자제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총 면적이 15만 9,500㎢에 달하며 가이아나 전체 면적의 2/3를 차지하는 이 지역에는 대량의 석유와 금·다이아몬드 등 천연 광물이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가이아나가 실효 지배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는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 그어진 기존 국경은 무효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아닐 난들랄 가이아나 법무부 장관은 AFP 통신을 통해 "베네수엘라가 투표 이후 어떤 조처를 시도할 경우 피해 당사자로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를 위한 군사 행동을 허용하는 내용의 유엔 헌장 41조와 42조를 언급하며 "유엔 안보리는 ICJ의 명령 집행을 지원하기 위해 회원국의 무력 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영토 분쟁과 관련해 마두로 대통령이 내년 3선 도전을 앞두고 힘을 과시하는 용이며, 정부에 대한 지지를 시험하고, 공정 선거에 대한 국내외 요구를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YTN 서미량 (tjalfid@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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