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도울 차례"...튀르키예 한국전 참전용사에 새집 선물

"우리가 도울 차례"...튀르키예 한국전 참전용사에 새집 선물

2023.10.22. 오전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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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력한 지진이 난 지 8개월이 지난 튀르키예 남동부 지역은 많은 이재민이 여전히 천막에서 지내는 등 일상 회복까진 갈 길이 아직 먼데요.

특히 대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위해 우리 동포들이 힘을 모아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줬습니다.

임병인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2월, 규모 7.8의 강진과 잇단 여진으로 무려 5만여 명의 사망자가 난 튀르키예.

건물 잔해더미를 뚫고 복구 작업이 한창이지만, 곳곳은 여전히 폐허 상태입니다.

강진은 이 지역에 거주하던 튀르키예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의 삶도 송두리째 앗아갔습니다.

[파트마 카라케츨리 / 한국전 참전용사 부인 :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어요. '집 안에 갇혀서 죽는구나' 하고서 계속 기도했어요.]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고 간이 천막에서 지낸 지도 어느덧 8개월이 넘었습니다.

[무스타파 알칸 / 한국전 참전용사 손자 : 천막에서 지내는 생활은 너무 힘들어요. 날씨는 춥고 천막에서는 가족이 6~7명씩 흩어져서 살아야 했거든요.]

튀르키예 한인 단체가 이들 한국전 참전용사와 가족을 위해 주택 지원 사업에 나섰습니다.

하타이주와 오스마니예주를 포함해 남동부 지역 참전용사 열 가정을 선정해 집을 새로 지어주거나 내부 보수 작업을 진행한 겁니다.

[유영선 /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사업회 팀장 : 아버지, 할아버지의 희생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면서 더 의미 있는 미래로 달려갈 수 있는 그런 발판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희 뜻이고요. 한국에서 후원하신 많은 단체와 기관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곳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안락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여섯 달 동안 진행된 공사.

그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준공식 현장에는 참전용사 가족은 물론 지역 주민들도 함께했습니다.

[하제르 부르주 / 오스마니예 부시장 : 단순히 복구에 필요한 지원만 해주신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해준 것 같아요. 지원과 도움에 힘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조규백 /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사업회장 : 70년 전에 어려울 때 그분들이 도왔고 현재는 이분들이 어려울 때 저희가 도왔고 미래는 어려움이 있을 때 항상 저희는 이분들과 같이 있을 겁니다.]

기약 없던 천막 생활을 끝내고 새집에 입주한 참전용사 가족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메흐맷 카라케츨리 / 한국전 참전용사 아들 : 덕분에 새집이 생겼다는 희망을 주셔서 너무 행복했어요. 지진이 언제 일어났는지 다 잊게 해주셨어요. 정말 큰 감동입니다.]

튀르키예 동포 사회는 앞으로도 주택 지원 사업과 함께 참전용사 후손들을 위한 장학 사업을 이어가며, 70여 년 전 한국 땅에서 청춘을 바친 이들의 희생과 노고를 오래 기억하고 보답하고자 합니다.

튀르키예 하타이주에서 YTN 월드 임병인입니다.




YTN 임병인 (jminlee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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