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1급 기밀 수천 건 넘긴 美 스파이, 감옥서 사망

러시아에 1급 기밀 수천 건 넘긴 美 스파이, 감옥서 사망

2023.06.07. 오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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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1급 기밀 수천 건 넘긴 美 스파이, 감옥서 사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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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스파이'로 불리는 로버트 핸슨 전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사망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AP 등 외신은 핸슨이 수감 중이던 콜로라도주 플로렌스 연방 교도소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교도소 측에 따르면 올해 79세인 핸슨은 이날 오전 7시경 감방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된 뒤 사망 선고를 받았다.

핸슨은 과거 20년가량 구소련의 스파이로 활동하다가 2001년 검거됐다. 그는 1976년 처음 FBI에 입사한 뒤 구소련 정부 기관을 상대로 첩보 수집 업무를 담당하던 중 1979년부터 소련 스파이 활동을 시작했다. 아내의 반대로 한동안 적국의 스파이 행각을 그만뒀지만, 1985년부터 다시 기밀을 유출하기 시작했다. 20년 동안 핸슨이 빼돌린 기밀문서만 약 6천 건이다.

그는 미국이 도청을 위해 워싱턴DC 주재 소련 대사관 아래에 뚫어놓은 비밀 터널의 존재를 소련에 누설했으며, 소련 내 미국 간첩 명단을 넘겨 소련에서 활동하던 스파이 2명이 처형되게 만들기도 했다. 핸슨은 그 대가로 140만 달러(18억 원)가 넘는 현금과 다이아몬드 등을 받아 호화 생활을 누렸다.

그러나 스파이 행각은 지난 2001년 FBI가 핸슨의 행적을 수상히 여겨 조사하던 도중, 그가 기밀문서를 담은 쓰레기 봉투를 러시아에 넘기기 위해 공원의 인도교 밑바닥에 붙이는 모습을 포착하면서 막을 내렸다. 핸슨은 "신념이 아닌 돈 때문이었다"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핸슨의 이야기는 2007년 '브리치'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다뤄졌다.

YTN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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