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정 폭력 신고한 11살 흑인 소년에게 경찰이 총격...잇단 오인 대응 논란

美, 가정 폭력 신고한 11살 흑인 소년에게 경찰이 총격...잇단 오인 대응 논란

2023.05.26. 오후 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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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경찰이 가정 폭력을 신고한 11살 흑인 소년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현지시간 20일 미시시피주 인디애놀라에 사는 11살 흑인 소년 에이드리언 머리는 가정 내 불화로부터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911에 신고했다가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가슴에 총을 맞았습니다.

머리 가족의 변호인인 카를로스 무어는 머리가 총격으로 폐가 손상되고 갈비뼈 골절과 간 열상을 입었으며 산소 호흡기와 흉관을 삽입한 채 현지시간 24일 퇴원했다고 밝혔습니다.

머리 가족과 미시시피주 지역 사회는 에이드리언에게 총을 쏜 경찰관을 해임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경찰이 신고자를 용의자로 오인하고 총격을 가해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유사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무어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새벽 에이드리언의 어머니는 아들의 이부 형제 아버지가 격분한 상태로 집에 찾아오자 에이드리언에게 휴대전화를 주고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습니다.

새벽 4시 출동한 흑인 경찰관 그레그 케이퍼스는 모든 사람이 비무장 상태라는 말에도 모두 손을 들고나오라고 소리를 질렀고 그 명령에 따른 에이드리언의 가슴에 총을 쐈습니다.

총에 맞은 에이드리언은 "왜 나를 쐈나요?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요?"라면서 울었다고 어머니가 밝혔습니다.

인디애놀라 시의회는 미시시피 수사국이 이 사건을 조사하는 동안 케이퍼스를 유급 행정 휴직에 처하기로 했습니다.

케이퍼스가 추가로 징계를 받거나 해임될지는 불분명합니다.

케이퍼스와 인디애놀라 경찰은 아직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다만 론 샘프슨 인디애놀라 경찰서장은 지역 언론에 "양측에 모두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어 변호사에 따르면 케이퍼스는 '우수 경찰관'으로 선정된 적이 있습니다.

미시시피 지역 언론인 '잭슨 애드버킷'은 케이퍼스가 지난해 12월에 수갑을 차고 있던 사람에게 테이저건을 발사했지만, 처벌받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에서 경찰이 신고자를 용의자로 오인하고 총격을 가한 것은 이번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4월에는 뉴멕시코주의 파밍턴시에서도 가정 폭력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이 집을 잘못 찾아가 엉뚱한 사람을 사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총을 발포한 경찰관 세 명은 현재 유급 휴직 상태이며 뉴멕시코주 경찰이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9월에는 뉴저지주 만투아에서 자기 집 뒷마당에 침입자가 있다고 신고한 49살의 찰스 프레더릭 샤프가 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당시 출동한 경찰관 살바토레 올드라티는 출동한 지 5초 만에 집 밖에 서 있던 샤프에게 여러 발의 총격을 가해 치명상을 입혔습니다.

샤프는 총에 맞았을 때 여전히 경찰과 통화 중이었습니다.

전날 뉴저지주 검찰은 올드라티 경찰관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포스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국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람은 1천79명에 달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407명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람 중 절반이 백인이었지만, 흑인 인구가 전체 미국 인구 중 14%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흑인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비율은 백인의 2배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YTN 김원배 (wb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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