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쟁 러시아군 사망자 1만 명 넘어"...러 독립매체, BBC와 집계

사진 출처 : Anastasia Vlasova / Getty Images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숨진 자국군 사망자의 숫자를 공개하길 꺼리는 가운데 현지 독립 언론매체와 자원봉사자들이 확인한 전사자 숫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18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독립 언론 매체인 '메디아조나'의 통계 담당 기자들과 10여 명의 자원봉사자, BBC 방송 러시아어 서비스 등이 함께 작성하는 러시아군 전사자 명단이 1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 수치는 러시아 정부가 공식 발표한 전사자 수보다는 많지만, 서방 군사·정보 당국의 추산치보다는 훨씬 적은 규모입니다.

올해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정부가 자국군 전사자 수를 발표한 것은 3월 말과 9월 말 두 차례뿐입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9월 21일 발표에서 러시아군 장병 5천93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서방 당국은 당시 러시아군 사상자가 이미 수만 명에 이른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달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러시아군 사상자가 10만 명을 넘어섰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이들 독립 탐사팀은 지역 신문 기사나 전사자들의 묘비, 지역 공무원들이나 소셜미디어 게시물, 전사자 친척들의 제보 등 가능한 모든 정보를 활용해 전사자를 확인해 왔습니다.

러시아 여러 지역에 있는 자원봉사자들은 전사자들의 묘지를 직접 찾아가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묘비에는 보통 사망자의 사진과 함께 이름, 생년월일, 사망일, 소속 군부대 등이 적혀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전 전사자 수를 거의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국민이 전쟁의 대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게 하려고 애써왔으며, 메디아조나 등의 전사자 확인 노력은 이에 대한 저항의 일환이라고 NYT는 소개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메디아조나의 통계 담당 기자 4명 가운데 1명인 다비드 프란켈은 "러시아인들에게 전쟁 비용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인들이 파괴된 우크라이나 도시들의 사진에서 전쟁의 대가를 깨닫지 못한다면 러시아인 전사자 숫자가 그것에 대한 경각심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