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이란, 반정부 시위대 '공개처형'..."정권 말기적 현상"

[뉴스큐] 이란, 반정부 시위대 '공개처형'..."정권 말기적 현상"

2022.12.16. 오후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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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큐]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례 없이 길어지는 반정부 시위. 이란 정부의 초강경 대응 의미는 무엇인지 계속해서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와 알아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희수]
안녕하세요.

[앵커]
지금의 공개처형까지 가는 상황을 정리해 봤는데. 지난 9월에 머리카락이 히잡 사이로 너무 빠졌다는 이유였어요. 마흐사 아미니, 그 이후로 3개월째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사실 부정부패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로 이란에서 시위가 있었던 건 여러 번 있었는데 꽤 길어지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이희수]
1979년 이후에 여러 차례 시위가 있었지만 이렇게 길어진 거는 처음이고요. 이 시위가 어떤 계층이나 진보, 보수를 떠나서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게 굉장히 심각한 양상입니다. 물론 마흐사 아미니가 22살의 정말 앳된 젊은 여대생이 히잡을 안 쓴 것도 아니고 약간 삐딱하게 썼다고 해서 보안군에 의해서 의문사를 당한 거죠. 지병으로 죽었다고 발표했지만 부모님들은 그거에 동의하지 않았고 또 아미니의 고향이었던 소수민족 쿠르드족에서 시위가 발화됐고 그 시위가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10대, 20대의 젊은 소녀들이 동조시위를 했고요.

더 놀라운 것은 남성 세대들이 여성들과 함께 시위하면서 개혁, 진보파들이 합세하면서 이것이 반체제 시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석 달째 통제 불능의 상태로 가기 때문에 다급한 이란 정부가 초강경 사형 집행이라는 정말 반인륜적 방식으로 국제사회를 매우 어둡게 하고 있는 게 지금 이 상황입니다.

[앵커]
지금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시간을 정리해 봤는데 참고로 저희가 아래, 위로 자막을 통해서 이란 상황을 정리하고 있으니까 참고하시면서 이 교수님 말씀을 들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이슬람 국가가 모두 57개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50개가 넘는 나라가 이미 히잡 착용을 자율로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왜 이렇게 이란만 유독 여성의 히잡에 집착하는 겁니까?

[이희수]
그렇습니다. 지금 히잡을 율법으로 강요하는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탈레반 정권 정도밖에 없습니다. 나머지는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자유입니다. 그런데 이란은 1970년대 이전에 가장 세속적인 왕정국가가 존재했고 음주가 자유로웠고 카지노와 도박이 자유로운 체제를 뒤엎고 이슬람 정권이 혁명정부를 만들었거든요. 혁명정부의 존재 정통성의 가치가 바로 이슬람 가치를 수호한다는 걸 내걸었기 때문에 이걸 포기하지 못하고 21세기 혁명 이후 4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히잡을 자기 정권의 정통성과 연계하면서 고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슬람에서 히잡은 이미 논란에서 벗어나서 많은 국가가 히잡을 자율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왜냐하면 여성 억압의 문화적 기능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은 많이 변화를 하고 있는데. 79년의 상황에서 이란은 멈춰 있는 것 같습니다. 히잡 의문사가 반정부 시위를 촉발시킨 계기가 됐지만, 도화선이 됐지만 그 이상인 것 같거든요. 대정부 시위 성격으로 번진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그 배경 해석하십니까?

[이희수]
지금 코로나 3년 동안 이란은 극심한 고통을 받았습니다. 물가가 2배 이상 올랐고 인플레이션이나 청년실업이 극에 도달해 있는데 그동안 이란 국민을 위로했던 유일한 것은 미국과 협상과 타결되면 43년째 미국의 경제제재가 풀리게 되면 우리의 삶이 좋아질 거라고 20년 동안 똑같이 반복해 왔는데. 미국과 핵협상이 계속 교착상태에 빠지고 특히 코로나 이후에 삶의 지금 극악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독재나 반체제 위협이 강화되면서 이런 히잡 사태가 물가라든가 석유가 인상, 인플레이션, 실업률 케케묵은 체제에 대한 반발이 한꺼번에 연결되면서 이것이 반체제,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고 성격이 반체제 시위이기 때문에 이것이 이례적으로 끝나지 않고 3개월간 지속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시위 하니까 코로나 말씀하셨고 중국의 백지시위도 최근에 언론에서 다루고 있는데. 중국은 조금 이념적인 성격이 있다면 여기는 물론 종교적인 성격이 있습니다마는 해방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데 지금 보면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을 도심 한복판에서 지금 2022년이거든요. 공개처형에 나서고 있는데. 왜 이렇게 강경하게... 강경이라는 말도 모자라 보이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희수]
혁명 이후에 이 정권이 가장 위험한 순간에 도달해 있는 것 같습니다. 국제적으로 미국의 제재가 최강도에 도달해 있고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조차 최근 들어서 시진핑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면서 적국인 사우디와 좋은 관계를 맺고 또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호르무즈 섬을 합의해서 처리하라고 하는 굉장히 큰 외교적 전환이 중국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국제적인 고립 상태에 있는 것 같습니다. 유일하게 EU에 기대고 있는데 EU조차도 이란에 부정적이라서 외교적으로 굉장히 고립돼 있고요.

그런 상황에서 국내 시위가 반체제로 이어지니까 굉장히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 시위를 더 이상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서 초강경 사형 집행으로 시위를 누그러뜨리려고 하는 막다른 골목에 와 있는 것 같고 결과적으로는 이런 초강경 진압이 오히려 시위를 촉발하는 그런 역효과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거죠.

[앵커]
지금 막다른 골목이라고 표현하셨는데 이란 정부의 명분. 특히나 사법부 같은 경우는 신에 대항한 전쟁을 벌인 죄다, 그러면서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더라고요.

[이희수]
신정정권은 대통령은 국민이 자유롭게 선출합니다마는 신정정권은 대통령 임명권, 모든 권한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신의 율법에 따라서 움직이는 정권이기 때문에 이슬람 정신에 위반되는 것은 굉장히 강력하게 응징합니다. 그래서 신에 저항하는 죄가 가장 큰 죄죠. 그래서 사형집행의 명분으로 신에 저항하는 오만불손한 행위로 사형집행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거죠.

[앵커]
하지만 신에 대항하는 전쟁에 지금 아이들이, 특히나 미성년자들이 사망자 중에서 1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사망자 300명 가운데 미성년자가 무려 44명이거든요. 정리하면 이번 반정부 시위 주축으로 10대 청소년이 자리 잡은 것도 이례적으로 보고 좀 넓게 봐서 어떻게 보십니까?

[이희수]
1979년 혁명 때 태어난 사람들이 지금 40대 중반이 됐습니다. 특히 10대나 20대 초반들은 SNS를 통해서 글로벌의 변화를 온몸으로 실시간으로 호흡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렇게 변하는데 왜 우리만 이 모양 이 꼴로 살아야 되냐는 아래로부터의 커다란 반감이 확산되고 있고요. 또 부모가 고통받는 것을 봐왔던 젊은 세대들은 우리는 그런 삶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다 하는 겁없는 10대들이 오히려 기득권을 앞세우면서 저항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 새로운 양상이고. 이것이 20대나 30대가 조금씩 동조해 가면서 체제 전복으로 가는 새로운 양상입니다.

[앵커]
지금 한국 언론도 그렇고 세계 언론들이 이란 상황을 주목하고 있거든요. 사실 요즘에는 이런 각 나라의 상황이 SNS를 통해서도 전파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란 내부 상황도 그런 식으로 알려지고 있는 경향이 있지 않습니까?

[이희수]
모든 젊은이들이 휴대폰을 가지고 SNS를 가지고 다른 이슬람 국가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변화도 실시간으로 호흡하고 있거든요. 이런 40여 년 전 중세적인 체제에 젊은 아이들은 도저히 순응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게 여성에 대한 히잡 강제 착용으로 촉발된 시위인데 남성이 또 나서서 하는 시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각계각층이 적극 연대한다고 들었거든요.

[이희수]
시위는 하나의 구호에 불과하고요. 40년간 짓눌려왔던 독재나 억압이나 인권유린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되고 이 시위가 촉매제가 됐던 거죠. 그런 면에서 특히 대학생들 중심으로 젊은 세대나 진보적인 개혁세력들이 동참하고 더 놀라운 것은 바로 국제연대가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국제사회에서 연대하면서 이 시위가 전례없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보통 시위가 일어나면 그 옆에서 2, 3배 친정부 세력이일어나서 그걸 잠재우는 것이 전례였는데. 친정부 시위가 효과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정도로 국내 시위 확산뿐만 아니라 국제 연대로 이어지는 거죠.

[앵커]
교수님과 함께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히잡 시위, 여기에 대한 이란 정부의 강경 대응을 좀 넓게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최근에 어떤 인터뷰를 봤는데 국내에 있는 한 이란 여대생이 이란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 인터뷰가 기억에 남기도 하는데 어떻습니까? 앞으로 국제사회 여론도 의식할 것 같기도 한데 아까 보면 박성원 앵커가 정리한 걸 보면 굉장히 잔인하게 시민들에게 공포심을 주고 있거든요. 유화정책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있다고 보십니까, 이란 정부가?

[이희수]
지금 이 시위가 수습 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유화정책을 보겠죠. 그런데 지금은 전통적인 맹방이었던 러시아가 전쟁 상태고 중국이 친사우디 노선에 서면서 이란을 떠나고 있고 EU조차도 이란에 대한 제재에 참여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고립상태고 국내 시위까지 허용을 한다면 정권이 무너진다는 위협의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앞으로 며칠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 시위를 정부가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좀 유화정책을 쓰겠지만 통제불능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더 강한 강경책으로 본보기 사형을 하지 않을까, 이게 국제사회를 매우 어둡게 하는 거죠.

[앵커]
요며칠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조금 더 설명해 주시죠.

[이희수]
사형 집행이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이게 대량의 사형집행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이쯤에서 국제사회의 위기나 압박을 받아들여서 조금 이걸 유보할지. 며칠 사형선고를 내리고 집행하느냐 안 하느냐가 당분간 결정되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큰 하나의 전환점의 상징이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유럽연합 차원의 지금 제재 내용이 나왔거든요. 이란이 24명, 기관 5개에 대해서 추가제재를 결정했다는 유럽연합 외교이사회 결정이 있었는데. 이 같은 결정은 실제로 영향력이 좀 있는 겁니까?

[이희수]
실제로 이란 정권을 변화시키기는 어렵지만 이란 정권에 상당히 큰 충격입니다. 미국의 제재 속에서 이란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EU만은 중도적인 협력적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EU가 제재를 선택했고 결정적으로는 이번 달에 UN여성지위위원회 조직위 창설 이후 처음으로 지위에서 퇴출시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것이 이란 정권에서 치명적으로 나타났고 이것이 시위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제사회의 압박이 이란에게 부정적으로 미치지만 더욱 고강도의 압박을 하면 이란 정부가 변하리라고 기대를 해볼 수 있겠죠.

[앵커]
사실 히잡 해방은 곧 이란 여성의 해방이고 이란 여성의 해방은 넓게 보면 세계평화와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혹시 유럽연합 말고 우방국이었던 중국의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하는데 다른 방법은 없는 겁니까? 국제사회가 움직일 수 있는.

[이희수]
가장 좋은 방법은 민생고의 문제거든요. 그래서 미국과 이란이 핵협상을 해서 제재를 풀어주면서 경제상황이 나아지면 국민들도 훨씬 나아질 거고. 이란 정부도 서방과 조금 더 유화적인 방법으로 선회될 텐데 지금은 극악한 경제상황이기 때문에 정권 유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최악의 방법을 쓰는 것 같습니다.

[앵커]
사실 우리 국민들을 포함해서 도심 거리에서 다른 나라지만 공개처형 하는 뉴스를 보는 게 불편하고 안타깝거든요. 전문가로서 끝으로 이번 이란 내부 상황 어떻게 보시는지 짚어주시죠.

[이희수]
43년 독재적인 신정정권의 한계가 도달한 것 같고요. 이 시위가 되도록이면 이 정권을 변화시키고 또 새로운 민주화, 개혁, 인권개선으로 가는 좋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국제사회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이란 정부를 변화시키도록 연대하는 게 필요하고 우리 국민들도 거기에 힘을 모아줘야겠죠.

[앵커]
알겠습니다. 시위 구호가 여성과 삶과 자유더라고요.

오늘은 이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와 함께 들어가봤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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