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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 연기력' 잡아낸 결정적 증거...공인구의 미친 '기술력' [와이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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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쳤느냐? 스치지 않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H조 조별리그에서 나온 포르투갈의 선제골 장면을 두고 영국과 미국 등 해외 언론의 '진실 찾기' 기사가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 종료 만 하루가 지났지만, 여전히 관심도가 높습니다. 진실찾기의 대상이 세계적인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여서일테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상황은 카타르 현지 시각 28일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의 H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발생했습니다. 0대 0으로 맞선 후반 9분 포르투갈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왼쪽에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호날두가 헤더골로 마무리했습니다. 호날두는 활짝 웃으며 동료들과 골 세리머니를 펼쳤습니다.

경기장 전광판도 호날두의 득점을 알렸습니다. 호날두의 월드컵 본선 통산 9번째 득점이었습니다. 이 득점으로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월드컵 본선 최다골 기록 보유자인 '전설' 에우제비우와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호날두 개인에겐 더 없이 의미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때, 득점 장면을 느린 화면(리플레이)으로 보던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공이 호날두의 머리에 맞지 않은 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의심이 확신으로 바뀐 순간

잠시 후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득점 선수가 크로스를 올린 브루노 페르난데스로 정정됐기 때문입니다. 즉, 호날두 머리에 맞지 않았다고 경기 기록원이 판단한 것입니다. 순간 중계방송 카메라는 호날두와 페르난데스를 차례로 클로즈업했습니다. 호날두는 멍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전설' 에우제비오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호날두의 영광스런 순간은 득점 기록과 함께 지워졌습니다.



그래서 머리에 맞았다는 거야? 안 맞았다는 거야?

경기 후 호날두는 공이 자신의 머리에 맞았다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궁금증은 다시 증폭됐습니다. 정말 호날두의 '머리에 맞은건지, 아니면 호날두의 기막한 연기력인지' 말이죠.

경기 후 호날두는 기자들과 선수들의 인터뷰 공간인 믹스트존에서 별도의 인터뷰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팀 동료 후벵 네베스를 통해 호날두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호날두는 경기 뒤 포르투갈 드레싱룸에서 "누구 득점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득점자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건 포르투갈의 득점이고 우리가 승리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고 네베스는 전했습니다.

"그래서 머리에 맞았다는 거야? 안 맞았다는 거야" 현장을 취재한 외신 기자들의 궁금증은 풀리지 않습니다. 포르투갈 선수단의 인터뷰는 이런 궁금증을 더 증폭시켰습니다.

카르발류는 "처음엔 호날두 득점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리가 이겼다는 것이다. 페르난데스의 득점인지 호날두의 득점인지는 중요하지않다. 멋진 경기를 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말했고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도 궁금증의 핵심을 비껴가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웃음) 좋은 경기였고 우리 팀은 멋진 플레이를 했다. 나머지 부분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호날두는 할리우드로 가야한다"

여기에 축구전문가들도 진실게임에 합류했습니다. 전 웨스트햄 수비수 매튜 업슨은 BBC와 인터뷰에서 "페르난데스 득점으로 생각한다. (호날두가 헤더를 했다면) 보통 공의 방향이나 회전이 바뀌어야 하는데 화면상 보면 그렇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런 완충 발언도 덧붙였습니다. "호날두의 존재와 점프가 득점에 기여한 부분도 있다."

헤더를 시도한 호날두의 점프가 없었다면 우루과이 골키퍼가 페르난데스의 크로스를 막을 수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렇다 해도 그런 기여도만으로 득점자로 인정되는 건 말이 안되겠죠?

영국의 민영방송 itv는 "호날두가 (머리로) 터치하지 않았다면 할리우드로 가야한다. 머리에 맞았을까? 안맞았을까? 그것이 문제로다"라며 '햄릿'의 유명한 대사를 인용했습니다.


공인구 '알릴라'가 알려주는 '진실'

진실 공방이 벌어질 때 분명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수단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입니다.

호날두의 득점이 페르난데스의 득점으로 정정된 이후 지금까지 피파의 재정정 발표는 없었습니다. 보통 경기 후에도 피파 패널(위원회)이 득점을 정정하는 경우가 있는데 변화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명확한 근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카타르월드컵 공인구 '알릴라'에 이식된 첨단 기술이 진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알릴라'에는 '커넥티드 볼 테크놀로지(Connected Ball Technology)라는 첨단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핵심은 공 안에 심어놓은 센서가 공의 물리적 접촉을 고감도로 측정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술입니다. 이번 대회부터 적용되고 있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을 돕는 장치입니다.

공인구 '알릴라' 제조사 아디다스는 ESPN과 디애슬레틱 등 해외 매체에 관련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알릴라에 내장된 '커넥티드 볼 테크놀로지'로 확인한 결과 호날두의 선제골 당시 분명하게 어떠한 접촉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알릴라에 내장된 500㎐ IMU 센서는 고도의 정확한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아래 첨부한 사진은 아디다스가 공개한 '커넥티드 볼 테크놀로지' 분석 자료입니다. 사진 왼쪽 아래 보이는 그래프를 주목해주세요.

페르난데스가 크로스를 올리는 순간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이후 호날두가 헤딩슛을 시도한 순간 그래프는 고요합니다. 그리고 공이 호날두를 지나 다시 그라운드에 닿는 순간 그래프는 요동칩니다.





이제 진실은 명확해졌습니다. 호날두의 골은 정교한 헤더가 아닌 정교한 연기력에서 나왔음을 말이죠.

이제 남은 가능성은 한 가지. 호날두의 머리카락에 공이 스쳤다면…

피파 규정상 머리카락에 스친 선수를 득점자로 인정하는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호날두가 느꼈다면 자신의 득점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래 저래 곱지 않은 시선 속에 호날두는 오는 금요일 밤 대한민국을 상대로 월드컵 통산 9번째 골에 재도전합니다.

우리 대표팀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기적의 드라마를 쓰기를 기원합니다. 대~한~민~국!!!

덧붙이기) 기사를 송고하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호날두는 나이키의 간판 모델, 포르투갈 역시 나이키가 공식 스폰서입니다. 라이벌 회사를 저격하는 아디다스의 큰 그림은 아닐지…어디까지나 음모론적 상상입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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