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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조진혁 앵커
■ 출연 : 류한수 /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7개월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세계 경제 또한 출렁이고 있는데요.
두 나라의 오랜 역사적 관계를 통해 이 전쟁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와향후 이 전쟁의 방향을 전망해보겠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역사 전문가를 모셨습니다. 류한수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먼저 전쟁이 발발한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질문을 드릴 텐데 우크라이나의 영토 중에서 한반도 크기가 러시아에 이미 넘어갔다면서요?
[류한수]
맞습니다. 사실은 그 전쟁이 일어났을 때 군사력에서 체급 차이가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금세 압도하리라고 생각을 했는데 러시아가 상당히 잘 버티고 있죠. 그렇지만 우크라이나 동부 쪽에서 러시아가 야금야금 점령지를 확대하고 있는데요. 점령지의 크기가 아까 말씀하신 대로 한반도 크기거든요.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제2위의 영토가 넓은 나라입니다. 프랑스보다 넓기 때문에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영토를 만만히 볼 수는 없는 것이죠.
[앵커]
그렇군요. 특히 수도 키이우의 경우에는 러시아가 맹공을 펼친 곳입니다. 그런데 쉽게 함락을 하지 못했는데 다시 러시아가 키이우 침공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 정리해 주시죠.
[류한수]
여러 가지 시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쟁 초기에 러시아가 키이우 점령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죠. 그리고 다시 한 번 요새 시도를 하고 있는데 제가 볼 때는 전면적으로 키이우를 점령하려고 하는 의도는 아닌 것 같고요.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더 어렵게 보이게 만드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양측의 경제적, 군사적 피해뿐만 아니라 가장 걱정되는 게 바로 인명 피해입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의 경우에는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뿐만 아니라 피란민들까지 대거 발생한 상황인데 지금 우크라이나 피난민 상황은 어떻습니까?
[류한수]
사실 전쟁의 가장 큰 비극이 민간인들이 고통을 당하고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인데요. 전쟁 초기에 남성들은 우크라이나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고 가족과 여성들, 노약자들은, 어린이들은 다 외국으로 보내는 정책을 폈거든요, 우크라이나가. 그런데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외국에서 지내는 생활이 길어질수록 고통이 더 심해지고 그중에서 일부는 도저히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고 하면서 다시 또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죠.
[앵커]
지금 저희가 준비한 그래픽을 함께 보셨는데 폴란드에 가장 많은 인구가 탈출했더라고요. 이게 가장 인접한 국가이고 또 러시아에서 거리상으로 멀기 때문일까요?
[류한수]
사실은 폴란드와 러시아가 상당히 대립하고 역사적으로 구원이 많은 나라였거든요. 폴란드는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일종의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장 크게 하는 나라가 아마 폴란드일 것이고요. 그래서 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에는 이 전쟁으로 시작으로 되돌아가 보겠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밝힌 이유가 바로 나토의 동진을 막기 위해서다였는데요.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가 점점 확장하는 것이 러시아에게는 어떤 위협이 되길래 전쟁까지 일으킨 겁니까?
[류한수]
사실은 이 부분이 러시아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러시아는 항상 서방에 있는 강력한 국가로부터 침공 당하던 역사가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1812년에 나폴레옹이 러시아제국을 침공해서 모스크바가 잿더미가 됐죠. 또 1941년에 나치 독일이 러시아 및 소련을 침공해서 4년 동안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금 러시아 국민들과 지도부 눈에는 나토는 그런 식으로 과거에 러시아를 침공해온 서방 세력의 한 변형으로 보일 것이고요. 이런 점에서 나토가 점점 러시아로 다가오는 것이 상당히 극도의 공포심을 자아내는 상황이겠죠.
[앵커]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있는 거군요.
[류한수]
맞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간의 역사적 배경도 살펴겠습니다. 사실 1991년 12월에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독립하기 전까지는 두 나라가 한 나라지 않았습니까?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치와 러시아의 관계는 어떻게 볼 수 있겠습니까?
[류한수]
사실은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계속 서방의 침공을 받아온 이런 부분을 어떻게든 보완하기 위해서 중간에 완충지대를 두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서방과 거리를 두고 그 거리를 이용해서 방어전략을 구사해왔는데 지금 우크라이나가 만약에 그전까지는 이런 완충 역할을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잘 해왔던 셈이죠.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만약에 나토에 가입하고 러시아의 영향권으로부터 완전히 떨어져 나가게 되면 이런 식으로 완충지대를 이용해서 국가 안보를 확보하고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에 전쟁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이런 이점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런 점이 러시아의 입장으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겠죠.
[앵커]
교수님 말씀을 듣다 보니까 궁금해지는 게 완충지대 역할을 우크라이나가 잘 해오고 있었다라고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렇다면 요즘의 상황이 변하게 된 배경은 뭡니까?
[류한수]
우크라이나에서 사실 동부와 서부의 정치적 견해가 상당히 달랐거든요. 그래서 번갈아가면서 친러시아 성향의 정치세력이 집권하고 그다음에는 친서방 세력이 집권하고 하면서 정책이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현재로서는 친서방 성향의 정치 세력이 집권하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나토에 가입하려고 하는 의도를 천명해왔죠. 이런 측면이 러시아를 상당히 자극하고 서방에 대한 근원적 공포심을 더욱더 키우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그리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놓을 수 없는 게 또 풍부한 자원 때문이다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어떤 자원이 있길래 이렇게 된 겁니까?
[류한수]
일단 우크라이나는 흑토지대라고 해서 농산물이 엄청나게 잘 되는 곳이거든요. 곡창 역할도 하고 있고요. 특히 우크라이나의 동부에는 탄광, 철광석, 각종 미네랄 자원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상당히 강대국들이 탐낼 만한 그런 곳이죠.
[앵커]
그렇다면 사람들 간의 인식 차이에 대해서도 얘기해볼 텐데요.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들은 서로에 대해서 민족적 뿌리를 다르게 생각한다고 하던데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류한수]
이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일반인 사이에서는 사실은 우크라이나 민족과 러시아 민족이 일종의 사촌 관계라고 생각을 해서 그전까지는 갈등 관계가 없었는데요. 이게 정치의 영역으로 올라가면 상당히 대립이 심해집니다. 그래서 푸틴의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라고 하는 독립된 국가는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았었는데 1920년대 초에 볼셰비키 정당이 소련을 구성하면서 민족자결주의 원칙에 따라서 우크라이나에게 독립의 실체를 부여했다고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런 볼셰비키, 즉 공산주의 유산을 거부하는 푸틴 지도부의 입장으로서는 그것은 볼셰비키의 착오이자 실수다. 독립적인 실체가 없는 우크라이나에게 독립의 기회를 주고 실체를 부여함으로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를 뒤틀어지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푸틴 대통령과 그 측근의 근본적인 인식이라고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과거에 맞춰졌던 균형을 러시아가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런 갈등이 불거졌다 이렇게 보면 되겠군요?
[류한수]
푸틴의 입장에서는 사실은 공산주의 러시아는 배제하고 그전에 제국의 유산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는데 러시아 제국의 상황에서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제국의 일부였을 뿐이고 독립국가가 아니었다는 얘기죠.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가장 또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 바로 크림반도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예전에 빼앗겼던 이 크림반도 탈환을 선언한 상황인데요. 이 지역이 양국 사이에서 왜 중요한 곳입니까?
[류한수]
크림반도가 사실은 러시아로서도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고 당연히 우크라이나는 자기의 영토로 생각하고 있는 이런 첨예한 대립 지점이고요. 흑해로 진출할 때 가장 발판이 되는 곳이 바로 크림반도입니다. 그래서 이 크림반도를 어느 나라가 차지하느냐에 따라서 흑해의 영유권, 통제권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그리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어떤 형태로든 간에 전쟁이 끝나고 나서 책임을 추궁받을 수 있을 텐데요. 이때 그런 추궁을 피해가고 자신의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크림반도를 탈환하는 이런 상황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앵커]
크림반도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질문을 드리면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성향도 러시아에 대한 생각이 다른 우크라이나 주민들과는 좀 다르다면서요?
[류한수]
크림반도에 상당히 러시아계 주민이 많습니다. 그래서 친러시아 성향이 다른 지역보다는 훨씬 더 강한 것이 사실이죠.
[앵커]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약 4조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방침을 밝혔습니다. 지금 서방 국가들의 아주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서방 국가들이 보기에도 크림반도의 탈환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걸까요?
[류한수]
서방 국가로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는 사태를 막고 싶어 할 텐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위신을 깎아내리고 힘을 빼야 되는데 크림반도가 그런 가장 중요한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다음으로는 폴란드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산 무기를 대거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저희가 보도로 알려드렸는데 폴란드가 이번에 우크라이나와의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씀을 해 주셨잖아요. 지금 우리나라의 무기를 이렇게 대거 사들이면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시죠.
[류한수]
사실은 제가 폴란드 전문가는 아니지만 유추해서 생각해 보건대는 러시아의 침략 행위에 대한 상당한 공포심을 다시 한 번 가졌을 것이고요. 그리고 나토나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대하는 태도가 사실은 경제적인 지원과 무기 지원은 하지만 적극적으로 직접 개입해서 우크라이나를 지켜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토에 기대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자국의 자체 방어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군사력을 증강하려고 했고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무기를 찾다 보니 대한민국에 방향을 돌린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은 7조 원대 규모의 계약이라고 하는데 향후 20조 원대까지 커질 수 있다고 하죠?
[류한수]
그런 말을 들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제 앞으로의 전쟁의 전망에 대해서 한번 알아오겠습니다. 러시아가 병력 증강을 선언했는데 현재 군인이 101만 명인데 115만 명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러시아도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류한수]
저도 분석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사실 지금 러시아도 병력이 부족한 상황이고 그래서 정규군을 투입하기가 사실은 달리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을 생각한다고 하면 어떤 형태로든 간에 가용한 병력을 늘려야 되는 상황에 있고 그런 측면이 작용을 해서 이런 결정을 내린 듯합니다.
[앵커]
이제 마지막으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제에 미칠 영향,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류한수]
사실 제가 아니더라도 많은 전문가들이 상당히 세계 경제 안정에 교란 요소가 되면서 고통이 가중되리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사실은 지금 서방 세계도 상당히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이죠. 하지만 어쨌든 간에 기본 체력이 있기 때문에 서방 세계도 버티기는 할 것이고 러시아도 이 상황을 근근이 파헤쳐나가기는 싶은데 문제는 가난한 국가, 제3세계에서 지금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가 많은데 이런 나라들이 가장 심한 고통을 겪게 되겠죠. 이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바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류한수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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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류한수 /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7개월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세계 경제 또한 출렁이고 있는데요.
두 나라의 오랜 역사적 관계를 통해 이 전쟁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와향후 이 전쟁의 방향을 전망해보겠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역사 전문가를 모셨습니다. 류한수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먼저 전쟁이 발발한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질문을 드릴 텐데 우크라이나의 영토 중에서 한반도 크기가 러시아에 이미 넘어갔다면서요?
[류한수]
맞습니다. 사실은 그 전쟁이 일어났을 때 군사력에서 체급 차이가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금세 압도하리라고 생각을 했는데 러시아가 상당히 잘 버티고 있죠. 그렇지만 우크라이나 동부 쪽에서 러시아가 야금야금 점령지를 확대하고 있는데요. 점령지의 크기가 아까 말씀하신 대로 한반도 크기거든요.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제2위의 영토가 넓은 나라입니다. 프랑스보다 넓기 때문에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영토를 만만히 볼 수는 없는 것이죠.
[앵커]
그렇군요. 특히 수도 키이우의 경우에는 러시아가 맹공을 펼친 곳입니다. 그런데 쉽게 함락을 하지 못했는데 다시 러시아가 키이우 침공을 시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 정리해 주시죠.
[류한수]
여러 가지 시각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전쟁 초기에 러시아가 키이우 점령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죠. 그리고 다시 한 번 요새 시도를 하고 있는데 제가 볼 때는 전면적으로 키이우를 점령하려고 하는 의도는 아닌 것 같고요.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더 어렵게 보이게 만드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양측의 경제적, 군사적 피해뿐만 아니라 가장 걱정되는 게 바로 인명 피해입니다. 지금 우크라이나의 경우에는 전쟁으로 인한 사상자뿐만 아니라 피란민들까지 대거 발생한 상황인데 지금 우크라이나 피난민 상황은 어떻습니까?
[류한수]
사실 전쟁의 가장 큰 비극이 민간인들이 고통을 당하고 목숨을 잃는다는 사실인데요. 전쟁 초기에 남성들은 우크라이나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했고 가족과 여성들, 노약자들은, 어린이들은 다 외국으로 보내는 정책을 폈거든요, 우크라이나가. 그런데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외국에서 지내는 생활이 길어질수록 고통이 더 심해지고 그중에서 일부는 도저히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고 하면서 다시 또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죠.
[앵커]
지금 저희가 준비한 그래픽을 함께 보셨는데 폴란드에 가장 많은 인구가 탈출했더라고요. 이게 가장 인접한 국가이고 또 러시아에서 거리상으로 멀기 때문일까요?
[류한수]
사실은 폴란드와 러시아가 상당히 대립하고 역사적으로 구원이 많은 나라였거든요. 폴란드는 우크라이나를 보면서 일종의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러시아를 견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장 크게 하는 나라가 아마 폴란드일 것이고요. 그래서 간접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에는 이 전쟁으로 시작으로 되돌아가 보겠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밝힌 이유가 바로 나토의 동진을 막기 위해서다였는데요. 북대서양조약기구인 나토가 점점 확장하는 것이 러시아에게는 어떤 위협이 되길래 전쟁까지 일으킨 겁니까?
[류한수]
사실은 이 부분이 러시아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러시아는 항상 서방에 있는 강력한 국가로부터 침공 당하던 역사가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예로 1812년에 나폴레옹이 러시아제국을 침공해서 모스크바가 잿더미가 됐죠. 또 1941년에 나치 독일이 러시아 및 소련을 침공해서 4년 동안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지금 러시아 국민들과 지도부 눈에는 나토는 그런 식으로 과거에 러시아를 침공해온 서방 세력의 한 변형으로 보일 것이고요. 이런 점에서 나토가 점점 러시아로 다가오는 것이 상당히 극도의 공포심을 자아내는 상황이겠죠.
[앵커]
어떤 역사적 배경이 있는 거군요.
[류한수]
맞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간의 역사적 배경도 살펴겠습니다. 사실 1991년 12월에 우크라이나가 소련에서 독립하기 전까지는 두 나라가 한 나라지 않았습니까?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치와 러시아의 관계는 어떻게 볼 수 있겠습니까?
[류한수]
사실은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계속 서방의 침공을 받아온 이런 부분을 어떻게든 보완하기 위해서 중간에 완충지대를 두려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서방과 거리를 두고 그 거리를 이용해서 방어전략을 구사해왔는데 지금 우크라이나가 만약에 그전까지는 이런 완충 역할을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잘 해왔던 셈이죠.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만약에 나토에 가입하고 러시아의 영향권으로부터 완전히 떨어져 나가게 되면 이런 식으로 완충지대를 이용해서 국가 안보를 확보하고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에 전쟁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이런 이점이 사라지게 됩니다. 이런 점이 러시아의 입장으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겠죠.
[앵커]
교수님 말씀을 듣다 보니까 궁금해지는 게 완충지대 역할을 우크라이나가 잘 해오고 있었다라고 말씀해 주셨잖아요. 그렇다면 요즘의 상황이 변하게 된 배경은 뭡니까?
[류한수]
우크라이나에서 사실 동부와 서부의 정치적 견해가 상당히 달랐거든요. 그래서 번갈아가면서 친러시아 성향의 정치세력이 집권하고 그다음에는 친서방 세력이 집권하고 하면서 정책이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측면이 있었는데 현재로서는 친서방 성향의 정치 세력이 집권하게 되면서 적극적으로 나토에 가입하려고 하는 의도를 천명해왔죠. 이런 측면이 러시아를 상당히 자극하고 서방에 대한 근원적 공포심을 더욱더 키우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그리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놓을 수 없는 게 또 풍부한 자원 때문이다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어떤 자원이 있길래 이렇게 된 겁니까?
[류한수]
일단 우크라이나는 흑토지대라고 해서 농산물이 엄청나게 잘 되는 곳이거든요. 곡창 역할도 하고 있고요. 특히 우크라이나의 동부에는 탄광, 철광석, 각종 미네랄 자원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상당히 강대국들이 탐낼 만한 그런 곳이죠.
[앵커]
그렇다면 사람들 간의 인식 차이에 대해서도 얘기해볼 텐데요.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들은 서로에 대해서 민족적 뿌리를 다르게 생각한다고 하던데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류한수]
이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일반인 사이에서는 사실은 우크라이나 민족과 러시아 민족이 일종의 사촌 관계라고 생각을 해서 그전까지는 갈등 관계가 없었는데요. 이게 정치의 영역으로 올라가면 상당히 대립이 심해집니다. 그래서 푸틴의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라고 하는 독립된 국가는 역사적으로 존재하지 않았었는데 1920년대 초에 볼셰비키 정당이 소련을 구성하면서 민족자결주의 원칙에 따라서 우크라이나에게 독립의 실체를 부여했다고 생각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런 볼셰비키, 즉 공산주의 유산을 거부하는 푸틴 지도부의 입장으로서는 그것은 볼셰비키의 착오이자 실수다. 독립적인 실체가 없는 우크라이나에게 독립의 기회를 주고 실체를 부여함으로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를 뒤틀어지게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푸틴 대통령과 그 측근의 근본적인 인식이라고 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과거에 맞춰졌던 균형을 러시아가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런 갈등이 불거졌다 이렇게 보면 되겠군요?
[류한수]
푸틴의 입장에서는 사실은 공산주의 러시아는 배제하고 그전에 제국의 유산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는데 러시아 제국의 상황에서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제국의 일부였을 뿐이고 독립국가가 아니었다는 얘기죠.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가장 또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 바로 크림반도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예전에 빼앗겼던 이 크림반도 탈환을 선언한 상황인데요. 이 지역이 양국 사이에서 왜 중요한 곳입니까?
[류한수]
크림반도가 사실은 러시아로서도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고 당연히 우크라이나는 자기의 영토로 생각하고 있는 이런 첨예한 대립 지점이고요. 흑해로 진출할 때 가장 발판이 되는 곳이 바로 크림반도입니다. 그래서 이 크림반도를 어느 나라가 차지하느냐에 따라서 흑해의 영유권, 통제권에 영향을 미치게 되죠. 그리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어떤 형태로든 간에 전쟁이 끝나고 나서 책임을 추궁받을 수 있을 텐데요. 이때 그런 추궁을 피해가고 자신의 지도자로서의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크림반도를 탈환하는 이런 상황이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앵커]
크림반도에 대해서 한 가지 더 질문을 드리면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성향도 러시아에 대한 생각이 다른 우크라이나 주민들과는 좀 다르다면서요?
[류한수]
크림반도에 상당히 러시아계 주민이 많습니다. 그래서 친러시아 성향이 다른 지역보다는 훨씬 더 강한 것이 사실이죠.
[앵커]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약 4조 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 방침을 밝혔습니다. 지금 서방 국가들의 아주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서방 국가들이 보기에도 크림반도의 탈환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걸까요?
[류한수]
서방 국가로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는 사태를 막고 싶어 할 텐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러시아의 위신을 깎아내리고 힘을 빼야 되는데 크림반도가 그런 가장 중요한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다음으로는 폴란드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산 무기를 대거 수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저희가 보도로 알려드렸는데 폴란드가 이번에 우크라이나와의 동병상련의 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씀을 해 주셨잖아요. 지금 우리나라의 무기를 이렇게 대거 사들이면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시죠.
[류한수]
사실은 제가 폴란드 전문가는 아니지만 유추해서 생각해 보건대는 러시아의 침략 행위에 대한 상당한 공포심을 다시 한 번 가졌을 것이고요. 그리고 나토나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대하는 태도가 사실은 경제적인 지원과 무기 지원은 하지만 적극적으로 직접 개입해서 우크라이나를 지켜주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토에 기대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자국의 자체 방어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군사력을 증강하려고 했고 가장 가성비가 뛰어난 무기를 찾다 보니 대한민국에 방향을 돌린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은 7조 원대 규모의 계약이라고 하는데 향후 20조 원대까지 커질 수 있다고 하죠?
[류한수]
그런 말을 들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제 앞으로의 전쟁의 전망에 대해서 한번 알아오겠습니다. 러시아가 병력 증강을 선언했는데 현재 군인이 101만 명인데 115만 명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러시아도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봐야 할까요?
[류한수]
저도 분석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사실 지금 러시아도 병력이 부족한 상황이고 그래서 정규군을 투입하기가 사실은 달리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을 생각한다고 하면 어떤 형태로든 간에 가용한 병력을 늘려야 되는 상황에 있고 그런 측면이 작용을 해서 이런 결정을 내린 듯합니다.
[앵커]
이제 마지막으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적으로,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경제에 미칠 영향,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류한수]
사실 제가 아니더라도 많은 전문가들이 상당히 세계 경제 안정에 교란 요소가 되면서 고통이 가중되리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사실은 지금 서방 세계도 상당히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이죠. 하지만 어쨌든 간에 기본 체력이 있기 때문에 서방 세계도 버티기는 할 것이고 러시아도 이 상황을 근근이 파헤쳐나가기는 싶은데 문제는 가난한 국가, 제3세계에서 지금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가 많은데 이런 나라들이 가장 심한 고통을 겪게 되겠죠. 이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바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류한수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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