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스튜어트가 만든 기적'...美 최고 코미디언은 어떻게 상원을 움직였나

'존 스튜어트가 만든 기적'...美 최고 코미디언은 어떻게 상원을 움직였나

2022.08.15. 오전 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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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20년 토크쇼·마크 트웨인상 수상
’참전용사 의료지원법’ 표결 거부에 여론전 나서
군부대 소각장 독성물질 노출로 질병·사망
항의집회·기자회견·방송 출연해 법안 통과 호소
바이든 장남도 소각장 독성 물질에 뇌암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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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미국 의회를 통과한 참전용사 피해보상법을 바이든 대통령이 공포하는 자리에서 한 코미디언이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는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인데, 바이든 대통령도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워싱턴에서 권준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가장 잘 나가는 스타만 진행한다는 미국 심야 토크쇼를 무려 20년 동안 맡은 존 스튜어트.

올해는 최고의 코미디언에게 수여하는 마크 트웨인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존 스튜어트 / 코미디언 (마크 트웨인상 수상소감, 지난 6월) : 코미디언은 탄광의 바나나 껍질 같은 존재입니다. 우리 사회가 위협받을 때 가장 먼저 쫓겨나죠.]

이런 존 스튜어트가 상원에서 한 법안에 대한 표결을 연기하자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해외 미군 부대에서 쓰레기 소각장 독성 물질에 노출돼 질병에 앓고 있는 참전용사에 대한 의료지원 법안인데, 공화당 의원들은 비용이 너무 크다며 재고할 것을 요구한 겁니다.

[존 스튜어트 / 코미디언 : 공화당 팻 투미 의원이 언제 이 법안 반대가 무책임하다, 안전장치만 갖추자 말한 적 있습니까? 아뇨 그렇지 않죠. 다른 비슷한 법들은 다 통과시켰습니다. 공화당은 군을 지원하는 게 아니에요. 전쟁 기계를 지원한 거죠.]

존 스튜어트는 참전용사들과 함께 항의 집회와 기자회견을 이어가는 한편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신속한 법안 통과를 호소했습니다.

최고 인지도를 자랑하는 연예인의 적극적인 행동에 상원도 결국 두 손을 들고 일주일 만에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참전용사 유해물질 의료보상법은 찬성 86, 반대 11로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백악관에서 열린 법안 서명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존 스튜어트에게 큰 빚을 졌다며 고마움을 표시했습니다.

이라크에서 장교로 복무한 바이든의 장남도 소각장 독성 물질 노출로 뇌암 판정을 받고 7년 전 숨졌기 때문입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 존, 당신 노력은 정말 결정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우린 당신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존 스튜어트는 과거에도 9.11 테러 희생자기금을 연장하는 법안을 지지하는 등 활동가로 나서는데도 서슴지 않아 왔습니다.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은 법안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존 스튜어트에게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영예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권준기 입니다.


YTN 권준기 (j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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