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세계] 미국 사막에는 '홍수' 유럽은 폭염·가뭄·산불 '삼중고'

[오늘의세계] 미국 사막에는 '홍수' 유럽은 폭염·가뭄·산불 '삼중고'

2022.08.12. 오전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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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이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미국의 사막에는 천 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홍수가 났고, 정작 비가 필요한 유럽에는 폭염과 가뭄의 영향으로 대형 산불까지 번지면서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제부 뉴스룸을 연결합니다. 이승훈 기자!

먼저 미국 사회를 놀라게 한 사막의 홍수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흙물이 쉴새 없이 흘러넘치는 화면을 지금 보고 계십니다.

주변을 보시면 알겠지만, 이곳은 사막입니다.

데스벨리라는 국립공원인데요.

1년 동안 내릴 비가 3시간 만에 쏟아지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순식간에 계곡과 도로가 잠겼는데,

국립공원은 갑자기 닥친 일에 손도 대지 못했습니다.

이곳의 8월 강우량은 평균 2.5mm 정도 됩니다.

그래서 이번 같은 비가 쏟아질 확률은 0.1% 정도라고 하는데요.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기습적인 비에 우리는 어떤 대처도 할 수 없었다"는 게 국립공원 측의 말입니다.

[앵커]
하지만 정작 비가 와야 할 유럽에는 비가 오지 않아서 그 영향으로 대형 산불이 번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지금 보시는 화면은 프랑스 남서부의 한 곳입니다.

하늘이 온통 시뻘건 화염으로 뒤덮여 있죠.

현장에는 천여 명의 소방대원이 출동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날씨가 메마르다 보니, 불을 잡기는 고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불은 점점 더 번지면서 사흘 만에 이런 무시무시한 산불이 됐습니다.

마을까지 넘어온 불에 여러 채의 집이 탔고요,

공포에 질린 만여 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앵커]
폭염과 가뭄 그리고 산불까지 겹쳤으니까 삼중고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유럽에 닥친 최악의 여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사실 유럽을 지금 더 고통스럽게 하는 건 극심한 가뭄입니다.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바닥이 보이는 데요,

하지만 화면으로 보신 곳은 한때 유람선이 떠다니던 강입니다.

유럽의 심각한 지금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화면이라서 골라봤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유럽의 가뭄이 올해 여름만의 특별한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 2015년 이후에 한 번도 제때 비가 온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비가 잘 오지 않았는데 특히 올해 여름이 더 심하다 그렇게 보시면 될 겁니다.

조금 시원 해 졌다던 영국마저 다시 가마솥 더위를 겪고 있습니다.

이른바 '열돔 현상'에 긴급 경보를 내렸다는 소식이 오늘 아침 들어와 있습니다.

[앵커]
유럽 가뭄 얘기 좀 더 해보죠.

유럽의 농민 역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요.

곡물 작황에 비상이 걸렸다고요?

[기자]
지금 유럽의 가뭄은 정말 심각합니다.

프랑스를 보면 지난달 강우량이 평년의 15%에 그쳤습니다.

영국 남부 지역은 무려 144일 동안 단 한 차례의 비가 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뭄 판정'을 받은 곳은 유럽 면적의 60%나 되는데, 문제는 판정 지역이 더 늘고 있다는 겁니다.

유럽가뭄관측소는 이런 말을 합니다.

영국과 유럽 대륙의 45%는 땅에 수분이 부족한 상황이고, 15%는 이걸 넘어 이미 농작물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겁니다.

곡물 작황에 비상이 걸렸다는 말이죠.

올해 유럽 곡물 생산량이 지난 5년 평균보다 10% 가까이 하락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적게 잡은 게 그 정도입니다.

[앵커]
걱정은 앞으로의 더 암울한 전망 때문인데요.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 뚜렷해지면서 앞으로 이런 폭염 더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요?

[기자]
세계기상기구, WMO는 올해 7월을 '가장 더운 7월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지난 30년 새 지구의 온도가 '평균보다 0.5도 높았다'며 걱정을 전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지구가 갑자기 뜨거워진 게 아니라 계속 달궈지는 데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반복되는 폭염의 원인을 '지구 온난화'에서 찾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구조적인 이유 때문에 지금 서유럽에서 맹위를 떨치는 것과 같은 폭염이 지구촌 곳곳에서 더 잦아질 거라는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또 뭔가 대책을 취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런 더위가, '뉴 노멀', 당연한 일처럼 받아들여지게 될 거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부 이승훈 기자와 함께 지구촌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홍수와 가뭄 등 기상 이변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이승훈 (shoony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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