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가 '고공행진'에 대책 마련 나섰지만...

독일, 유가 '고공행진'에 대책 마련 나섰지만...

2022.06.26. 오전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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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사태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전 세계에서 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독일에선 유가 상승으로 피해를 본 시민들을 위해 정부가 다양한 정책 지원에 나섰는데, 이런저런 허점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지선 리포터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독일 교통의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 기차역이 평소보다 붐빕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코로나19 사태로 치솟는 기름값에 대응해, 이달부터 독일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도입한 덕분입니다.

고유가 여파로 기차표 가격도 상승하자, 이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석 달 동안 월 9유로, 한화 약 만2천 정도에 무제한 탑승권을 판매하는 겁니다.

"저는 지금 프랑크푸르트 역에 나와 있는데요. 실제로 한번 9유로 티켓을 가서 사보도록 하겠습니다. 같이 가시죠."

누구나 기차역에서 직접 살 수 있고, 모바일 구매도 손쉽게 가능합니다.

저렴한 데다가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보니, 베를린에서는 제도 시행 일주일 전부터 12시간 만에 3만5천 장이 선판매되는가 하면,

함부르크에서도 교통권 판매 첫날부터 관심이 몰려 5만6천 장이 팔렸습니다.

[구이도 슈트만 / 독일 프랑크푸르트 : 제가 느끼기에 지금은 대중교통이 많이 과부하가 걸린 것 같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특히 어느 도시에서나 표를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좋아요.]

문제는, 판매된 기차표에 비해 배차량은 크게 늘지 않아, 타야 할 기차를 놓치는 등 이용객들의 불편도 이어진단 점입니다.

[안드레아스 블록 / 독일 프랑크푸르트 : 요즘 기차를 타면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독일철도가 특히 단거리 노선에 충분한 편수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독일 정부는 9유로 기차표에 발맞춰 유류세 인하 정책을 도입했는데, 이 제도도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달 초 유류세 인하 정책을 도입하고 하루 동안 낮아졌던 기름값이 이튿날부터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의 추가 대책이 없다는 겁니다.

레나테 퀴나스트 전 농림부 장관은 "현재 주유비 할인제는 석유 회사들의 주머니만 채워주는 가짜 할인"이라고 비판했고,

독일경제연구소(DIW)의 경제학자인 마르셀 프랏셔 역시 "주유비 할인제는 큰 실수이며, 세금 30억 유로의 대부분이 석유 회사에 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하엘 슈나이더 / 독일 프랑크푸르트 : 정부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건 미친것 같아요. 카르텔로 엮여있는 회사들 때문에 세금 감면정책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문제는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유류세 인하) 효과가 있겠느냐고요? 아직 실효성은 없는 것 같습니다.]

독일 정부가 고유가 시대에 맞춰 발 빠른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실제 혼란을 잡기 위해선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YTN 월드 김지선입니다.



YTN 김지선 (khj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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