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세계는] '보복 여행' 급증에 세계는 지금 '항공 대란'

[오늘세계는] '보복 여행' 급증에 세계는 지금 '항공 대란'

2022.06.21. 오전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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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대근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이승훈 / 국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 세계에 불어닥친 무더위를 피해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그동안 참아왔던 여행을 떠나는 이른바 '보복 여행'객이 더해지면서 항공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항공 대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세계는, 국제부 뉴스룸을 연결합니다. 이승훈 기자!

미국에서 노예해방일, 이른바 준틴스 데이 연휴를 맞아 또다시 항공 대란이 벌어졌다고요?

[기자]
미국에서는 준틴스 공휴일 그리고 '아버지의 날'이 겹친 연휴에 여행객이 많아지면서 항공 수요도 급증했습니다.

미 교통안전청이 조사해 보니 연휴 하루 전에 공항을 이용한 사람이 무려 200만 명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그 연휴에 취소된 항공편이 무려 5천 편 이상입니다.

현지 시각으로 목요일엔 미 전체 항공편의 6%가 취소됐고 다음날에는 미국 내 항공편의 거의 3분의 1이 지연 운항, 토요일에도 6천400대 이상의 항공기가 지연 출발했습니다.

말 그대로 '항공대란'을 겪은 겁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을 전후해서 미국에선 현충일 연휴가 있었는데요.

그때도 미국 전역이 항공 대란을 겪었습니다. 미 항공계, 지금 말 그대로 비상입니다.

[앵커]
항공 대란이 반복되는 걸 보면 구조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악재가 겹치고 겹쳤기 때문입니다.

항공사는 인력이 부족한데 날씨도 너무 나빴습니다.

여기에 공항 관제 인력마저 부족해 항공 대란에 말 그대로 기름을 부었습니다.

유럽과 호주 등 미국 사람이 많이 가는 관광지는 지금 코로나19 규제를 풀고 국경을 다시 열고 있습니다.

이른바 '보복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관광객이 4분의 1 이상 늘어난 상태인데 무엇보다 항공사와 공항이 이런 폭발하는 수요를 전혀 감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당분간 여행객 별로 없을 거라 예상하고, 조종사나 승무원을 조기 퇴직시키고 공항 역시 지난 2년간 비용 절감을 이유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해서입니다.

그러니까 많은 사람이 빠진 공간을 쉽게 채울 수 없어 벌어진 일입니다.

문제는 이런 인력 공백을 단기간에 메우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실시했던 대규모 구조조정이, 결국은 돈을 벌 기회가 생겼는데도 항공편을 취소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항공 업계의 인력 감축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그렇다면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의 상황은 비슷하겠네요?

[기자]
항공 대란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영국의 경우에는 폭염을 피해 떠나려는 사람이 폭증하고 있지만, 공항 인력이 부족해 오히려 운항 편수를 줄이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처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 결항과 지연 운행에 지친 여행객이 공항에서 서로 엉키고 있습니다.

벨기에는 여기에 파업까지 겹치면서 지난 일요일엔 브뤼셀 공항을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을 취소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항공 업계에선 "전 세계 공항의 인력 부족 문제가 앞으로 몇 달은 더 갈 거다", 심지어 "지금의 구인난이 내년을 넘길 수도 있다"는 암울한 분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해법을 찾기 위해서 세계 주요 항공사 대표들이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고 있죠. 어떤 얘기를 하던가요?

[기자]
국제항공운송협회, IATA라고 하죠.

각국 항공사 최고경영자의 모임인데 이들은 나라마다 다른 코로나19 대응이 지금의 혼란을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 이런 말을 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하나였는데, 각국 정부의 대처와 정책은 제각각이었다", "각국 정부의 비전문적이고 비협조적인 대응 속에 항공사는 확신이 없었다", 심지어 "국경을 봉쇄하고 여행을 제한한 것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항공사의 파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쏟아부은 돈이 2천억 달러, 우리 돈 258조 원에 달했는데요, 이 말을 들은 각국 정부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했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 하신 걸 종합해 보면 '항공 대란'이 당분간 반복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요?

[기자]
지금의 구조적인 문제를 풀기 쉽지 않은 만큼 '항공 대란'은 항상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항공 업계의 비슷한 예상입니다.

내년 쯤이면 항공 수요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라 이런 걱정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우려와는 별개로 항공사들은 올해 상당 부분의 손실을 만회하고, 내년엔 항공 업계 전반이 수익을 낼 수 있을 보입니다.

로이터통신은 팬데믹 이후 뛰어오른 항공 수요 덕에 세계 각국 항공사가 지난 2년간 겪은 손실을 회복하고 2023년에는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IATA 역시 당분간은 항공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가 이어지겠지만, 내년에는 항공업계가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의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이 자칫 성장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여전합니다.

코로나로 너무 답답하게 지내와서, 빡빡한 살림살이지만 줄이고 줄여 나라 밖 혹은 비행기를 타고 국내 여행을 하려는 모두에게 올여름 여행길은 더 험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YTN 이승훈 (shoony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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