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물가폭등 항의 시위에 비상사태...부상자 속출

카자흐 물가폭등 항의 시위에 비상사태...부상자 속출

2022.01.06. 오전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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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에서 연료 가격을 포함한 주요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전국에 비상사태가 선포됐습니다.

현지 공항에는 한국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탑승객 70여 명도 발이 묶였습니다.

국제부 조수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새해 연초부터 카자흐스탄에서 대규모 시위가 확산하고 있군요.

연료 가격 인상이 도화선이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새해 들어 차량용 액화천연가스 가격이 2배로 인상됐는데요.

이를 비롯해 주요 물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지난 2일부터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는 알마티, 누르술탄, 심켄트 등 전국 주요 도시들로 급속히 번졌습니다.

시위대는 가스 가격 인하 외에 복지 개선, 내각 사퇴 등을 요구했습니다.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는 시위대 수천 명이 시청 청사와 대통령 관저에 난입하고, 다른 일부 도시들에서도 관청을 공격했습니다.

특히 알마티 시내 일부 총포상에서 총기류를 탈취하고, 경찰에게서도 총기류와 방패, 곤봉 등을 탈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자흐스탄의 요청에 따라 러시아와 벨라루스 등 옛 소련에 속했던 6개국은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시위가 상당히 격해진 것 같은데 인명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알마티 상황이 격화하면서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경찰과 시위대 양측에서 부상자가 나왔는데요.

알마티시 보건국은 경찰 130여 명과 시위대 50여 명을 포함해 약 190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진압대원 8명이 숨졌고, 시위대 측 사망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치안당국은 구급차와 소방차를 포함해 120대의 차량이 불타고, 상점과 식당, 사무실 4백여 곳이 파손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앵커]
우리 교민 피해 여부는 파악됐는지요?

[기자]
주알마티 한국총영사관은 현재까지 접수된 한인 피해는 없다고 전해왔습니다.

하지만 알마티 공항에도 시위대가 몰려들면서 공항 운영이 중단됐는데요.

이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로 현지에 도착한 한국인과 카자흐인 승객, 한국인 승무원 등 70여 명이 공항 청사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공항 운영 중단으로 입국 수속을 밟지 못했고요.

밖으로 나오면 위험할 수 있어 아시아나항공 측의 안내로 공항 내 안전한 장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승객과 승무원들은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한국총영사관의 지원을 받아 시내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앵커]
이번 시위 사태로 카자흐 정국도 연초부터 혼란에 빠졌죠.

[기자]
네, 이번 시위는 결국 내각 총사퇴로 이어졌습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아스카르 마민 총리가 이끄는 내각 사퇴안을 수리하고, 제1부총리를 총리 권한대행에 임명했습니다.

다만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는 기존 정부가 계속 업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또 사회질서 유지, 국가기간시설 경비, 검문검색 강화 등을 명령했습니다.

이와 함께 토카예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5일 오전, 알마티시 등 시위 사태가 가장 심각한 지역에 2주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저녁에는 전국으로 확대 발령했습니다.

비상사태 발령으로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통행금지가 실시되고요.

파업과 집회와 대중행사 등이 금지되고 도시 간 이동도 제한됩니다.

[앵커]
정부가 시위대 요구를 얼마나 수용할지, 더 강경하게 나올지 궁금한데, 지금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기자]
토카예프 대통령은 향후 6개월 동안 휘발유와 디젤유, 주요 상품 가격에 대한 정부 통제를 도입하라고 내각에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관리비 인상 동결,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주택 임대료 보조, 보건 문제 해결을 위한 펀드 조성도 검토하라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나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1991년부터 2019년까지 장기집권한 뒤 물러난 나자르바예프 초대 대통령 세력으로 분류되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번 시위 사태에 대해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 세력의 독재, 코로나 사태 등으로 악화한 경제난 등에 대한 국민의 누적된 불만이 에너지 가격 인상을 계기로 폭발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YTN 조수현 (sj10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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