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2차 세계대전 기념비, '백신 반대' 문구로 훼손

프랑스 2차 세계대전 기념비, '백신 반대' 문구로 훼손

2021.12.15. 오전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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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에서 희생한 군인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프랑스 기념비가 '백신 패스 반대' 낙서로 훼손됐다.

13일, 프랑스 준비에브 다리외세크 보훈장관은 트위터에 사진을 올려 "파리 서부 외곽에 있는 몽발레리앙 기념비에 '안티 백신' 낙서가 적혔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국가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를 훼손하는 데 정당한 이유는 없다. 용서할 수 없다"며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전했다. 장관이 올린 사진을 보면, 기념비 벽면에 검은색 라커로 '안티 패스'(ANTI PASS)라는 단어가 크게 적혀 있다.

이를 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또한 범인을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이는 국가에 대한 모욕"이라며 "가해자를 찾아서 재판에 넘기겠다"고 선언했다.

이틀 뒤인 15일, 다리외세크 장관은 다시 글을 올려 "오늘 훼손됐던 기념비를 다시 깨끗하게 복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어떤 것도 기억을 전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프랑스는 강력한 '백신 패스' 정책을 시행 중이다. 패스가 없으면 식당, 카페, 영화관, 헬스장 등에 들어갈 수 없고 대중교통이나 비행기도 탑승할 수 없다.

백신 패스는 접종을 완료했거나, 24시간 안에 받은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음성이거나, 과거 코로나19에 걸려 항체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만 발급된다. 지금까지 프랑스 전체 인구의 76.0%인 5,124만 명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쳤다.

하지만 백신을 맞지 않고 가짜 증명서를 구입해 사용하다가 발각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14일, 르 파리지앵은 리옹 적십자 병원에 입원한 38세 임산부가 가짜 패스를 사용하다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채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다고 보도했다. 앞서는 코로나19에 감염돼 파리 지역 병원을 찾은 여성이 가짜 패스를 제시했다가 치료 도중 숨지는 사례도 있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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