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희생자 기리는 브라질 '기억의 숲'

코로나 희생자 기리는 브라질 '기억의 숲'

2021.09.19. 오전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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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들어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코로나 사망자는 약 60만 명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김태현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브라질 남동부 리우의 한 공원입니다.

마리아 씨가 얼마 전에 심은 나무에 비료를 주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숨진 남편을 추모하기 위해 이 나무를 심었습니다.

[마리아 핀헤이루 / 코로나 희생자 가족 : 이 나무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로 숨진 남편을 기억하기 위해 심었습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다른 가족들도 가녀린 나무에 물을 줍니다.

생전에 고인이 좋아했던 이 나무가 잘 자라주길 바라며 함께 기도합니다.

[리디아 가마 / 코로나19 희생자 가족 : 이 나무를 통해 고인을 추모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이 나무와 자연과 새들을 사랑했어요.]

산드라 알빔 공원에 조성된 이 추모 공간의 이름은 '기억의 숲'입니다.

지난해 말 브라질의 두 단체가 추모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환경단체가 동참하면서 유엔환경계획의 지원도 받고 있습니다.

줄리아나 씨는 이곳에 어머니의 유골을 묻었습니다.

가족과 친척들이 돌멩이에 남긴 글을 하나하나 읽으며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별도의 추모 행사에 67명의 코로나 희생자 가족들이 참여했습니다.

토종 나무 가운데 좋은 열매를 맺고 예쁜 꽃들이 피는 나무를 골라 정성껏 심었습니다.

브라질의 코로나 사망자는 약 60만 명으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습니다.

단기간에 많은 희생자가 나온 데다 방역 상의 이유로 유가족들은 슬픔 속에서 작별 의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기억의 숲'은 고인을 기리고 추억을 나누는 뜻깊은 추모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YTN 김태현입니다.

YTN 김태현 (kim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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