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줄자 차량 위에서 채소 재배하는 방콕 택시 기사들

관광객 줄자 차량 위에서 채소 재배하는 방콕 택시 기사들

2021.09.17.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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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줄자 차량 위에서 채소 재배하는 방콕 택시 기사들
사진 제공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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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객이 줄어든 태국 방콕에서 택시 기사들이 운영을 중단한 차량 위에 채소를 재배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AP 통신, AFP 통신 등 외신은 방콕발 기사에서 영업을 하지 못하는 택시 기사들이 차량 윗부분에 흙을 올려 작은 텃밭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영업을 중단한 택시 200여 대가 세워진 방콕 서부 한 야외 주차장에는 토마토, 오이, 가지, 애호박 등 각양각색 작물이 자라고 있다. 낡은 타이어로 만든 임시 연못에는 개구리까지 서식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이 야외 주차장은 태국의 한 택시 업체가 소유한 것이다. 많은 택시 운전자들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이곳에 택시 수백 대가 남겨진 상태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방콕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큰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현지 방역 당국이 야간 통행 금지, 모임 금지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면서 택시 수요는 더 줄었다.

AP 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방콕 택시 요금은 절반 정도로 줄었고 택시 운전자들의 수입도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 주차장에서는 택시 운행 대신 채소 재배가 한창이다. 주차장을 소유한 택시 업체 관계자는 "이것은 우리의 마지막 선택"이라며 "여전히 많은 택시 운전사들이 차량 구매 당시 받았던 대출금을 갚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실직 택시 운전자들과 이 택시 업체 직원들은 여기서 자란 채소로 자급자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업체는 상태가 좋은 작물들은 현지 시장에 파는 것도 계획 중이다.

업체 관계자는 "채소를 재배하고 있는 택시 대부분은 이미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상태"라며 "많은 차량의 엔진이 고장 났고 타이어도 터져서 운행에 사용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YTN 문지영 (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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