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자폭탄 떨어진 날' 묵념 요청...IOC 사실상 '거절'

히로시마 '원자폭탄 떨어진 날' 묵념 요청...IOC 사실상 '거절'

2021.08.02. 오후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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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원자폭탄 떨어진 날' 묵념 요청...IOC 사실상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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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대회조직위원회가 오는 6일 '원폭의 날'에 선수나 관계자에게 묵념을 호소하는 등의 요청을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2일, 아사히 신문은 대회 조직위원회를 인용해 원폭 피해지인 히로시마시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원폭의 날인 6일에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묵념하는 시간을 갖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8일 히로시마시 마쓰이 가즈미 시장은 IOC에 보내는 호소문에서 "선수와 대회 관계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피폭의 실상에 대해 알아주셨으면 한다"면서 "선수촌이나 경기장 등 각자가 자리에서 묵념하는 방식으로 히로시마 평화 기념식에 참여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IOC는 히로시마시의 이런 요청에 대해 ‘온건하게’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대회 조직위는 "IOC의 방침에 따라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숨진 사람들에 대해 상기하는 프로그램이 8일 폐막식 프로그램에 포함되어있다"고 설명해 IOC가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를 위한 '묵념'을 따로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에둘러 표현했다.

앞서 토마스 바흐 IOC 회장은 지난달 16일 히로시마 평화 기념공원을 방문해 원폭 사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피폭자와 면회했다. 당시 토마스 바흐 회장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은 더 평화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의 빛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원폭의 날’은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 전쟁을 끝내기 위해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미군 폭격기가 히로시마에 원자 폭탄을 투하한 날을 가리킨다.

원폭 투하로 7만여 명이 현장에서 사망한 것을 포함해 그해 말까지 약 14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강제 연행 등으로 일본에 왔다가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에 피폭돼 숨진 한국인은 2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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