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음악연출가, 과거 장애아 왕따 사실 밝혀져 사임

도쿄올림픽 음악연출가, 과거 장애아 왕따 사실 밝혀져 사임

2021.07.20. 오전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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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개회식 음악 연출을 맡은 작곡가 오야마다 케이고가 수년 전 장애 아동을 괴롭힌 사실이 알려져 도쿄올림픽 개막식 크리에이티브 팀에서 사임했다.

19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오야마다는 1990년대 발간된 잡지에서 어린 시절 동급생을 포함해 여럿을 왕따시킨 사실을 자랑했는데, 이 잡지 내용을 누군가 다시 SNS에 올리면서 논란이 됐다.

오야마다는 당시 잡지 인터뷰에서 "장애인 친구에게 배설물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일본 누리꾼들은 "어른이 돼서 장애를 가진 동급생을 괴롭히는 것을 자랑하는 사람이 패럴림픽에서 활동하는 걸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 등이 나왔다.

논란이 거세지자 오야마다는 19일, 잡지에 실린 내용을 인정하고 "여러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면서 "조직위원회에 사임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대회 조직위도 성명을 내고 "오야마다의 행동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사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회 주최 측은 개막식에서 오야마다가 맡았던 4분 분량의 공연도 사용하지 않기로 하고 대체할 방법을 고려 중이다.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오야마다가 오는 8월 24일로 예정된 패럴림픽 개막식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왕따와 학대는 장애가 있든 없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고 말했다.

오야마다의 발언을 실었던 잡지 편집장도 오야마다와의 과거 인터뷰를 "도덕적인 면에서 잘못한 일"이라고 반성하며 "모든 장애인과 그 가족, 그리고 이 이야기를 읽고 불쾌함을 느꼈을 분들께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의 인권 침해와 관련된 스캔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는 지난 2월 "여자들이 말이 너무 많아 회의하는데 시간이 많이 든다"는 성차별적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켜 사임했다.

도쿄올림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았던 사사키 히로시는 지난 3월 플러스 사이즈 여성 연예인을 "돼지로 분장시키자"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켜 사퇴했다.

한편, 일본 장애인 관련 인권단체 사무총장은 '오야마다 스캔들'이 그의 사임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면서 오야마다가 직접 관련 사실을 설명하고, 조직위원회도 오야마다를 도쿄올림픽 작곡가로 선정한 과정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YTN digital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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