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 아파트 한밤중 '와르르'...99명 소재 불명

美 플로리다 아파트 한밤중 '와르르'...99명 소재 불명

2021.06.25. 오후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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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2층짜리 아파트 일부가 한밤중에 갑자기 무너지며 최소 1명이 숨졌습니다.

사고가 난 지 만 하루가 다 되어가고 있는데 아직 99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여진 기자!

자세한 사고 경위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현지 시간으로 24일 새벽 1시 30분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서프사이드 해변에 있는 12층짜리 아파트 일부가 무너져내렸습니다.

거대한 먼지구름을 일으키면서 건물 중간 부분이 먼저 무너지고 몇 초 뒤 오른쪽 부분이 잇따라 쓰러졌습니다.

폭격을 맞은 듯한 모습이었는데요.

136가구 가운데 55가구가 붕괴했습니다.

목격자들은 당시 천둥처럼 큰 소리가 들렸다며 폭풍이 닥쳤거나 테러가 난 줄 알았다고 전했습니다.

[인근 아파트 주민 : 해변을 향하고 있는 건물 뒤편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9·11테러 당시를 보는 것 같았죠.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사라졌고 돌무더기가 쌓여 있었어요.]

[앵커]
지금까지 파악된 인명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사고 초기 40여 명이 구조됐는데요.

12살 남자아이가 잔해더미에서 구조되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기도 했습니다.

현재까지 1명이 숨졌고 10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지만, 사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아직 99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니엘라 레빈 카바 /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장 : 건물에 거주하는 102명의 소재를 파악했고 이들은 안전합니다. 하지만 99명은 아직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 중 일부는 건물 안에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파라과이 영부인의 친인척도 실종됐습니다.

파라과이 외무장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파라과이 출신 6명의 행방이 아직 묘연하다고 밝혔습니다.

아파트 10층에 살던 영부인의 자매 부부와 그 자녀 3명, 보모 1명입니다.

또 아르헨티나 출신 9명과 베네수엘라 4명, 우루과이 3명 등 남미 출신 22명이 실종됐습니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 마르코 루비오는 트위터에 실종자 3분의 1이 외국인이라며 이들의 가족이 미국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중남미 각국 영사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인의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실종자 수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기자]
실종자 수색과 구조 작업은 붕괴 30분 후인 새벽 2시 시작됐습니다.

마이애미 시간이 우리랑 13시간 차이 나니까 이제 막 금요일 자정이 됐습니다.

구조 22시간이 지난 건데요.

소방당국은 80여 개 팀과 수색견을 현장에 투입해 밤낮없이 한 명이라도 더 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입니다.

하지만 아파트가 폭삭 내려앉은 데다 추가 붕괴나 화재 위험까지 있어 수색 작업이 쉽지 않은데요.

여기에다 현재 폭우를 동반한 폭풍이 접근하고 있어 구조가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구조대원들은 지하 작업 중에 쿵쿵대는 소리를 들었다며 생존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방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앵커]
사고 원인이 파악된 게 있습니까?

[기자]
아직 이렇다 할 원인으로 꼽히는 게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1981년 지어져 40년이 된 건물에서 이전부터 위험 신호가 감지됐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USA투데이는 해당 아파트가 90년대에 연간 2㎜씩 침하했다는 플로리다 국제대학교 지구환경학과 교수의 지난해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이 교수는 통상 건물이 이 정도 속도로 가라앉을 경우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2015년에는 아파트 외벽에 금이 가는 등 부실 관리로 소유주가 관리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고요.

콘크리트가 손상되고 곳곳에 철이 녹슬어 대대적인 보수작업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지붕 수리 작업은 이미 시작했는데 붕괴 원인과 연관이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현재 당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입니다.

[앵커]
오래되어서 손볼 곳이 많았지만 그래도 고급 아파트에 속했다면서요?

[기자]
아파트가 위치한 서프사이드는 인구 5천6백 명의 고급 휴양도시입니다.

해변을 따라 고급 호텔과 대규모 아파트 건물이 줄지어 늘어서 있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부부가 임대한 아파트도 붕괴한 아파트 건물 인근에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습니다.

또 무너진 아파트 역시 고급 휴양지라서 휴가철에 별장처럼 이용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711호 소유자인 로시 산타나는 가족이 휴양지로 사용하는 곳이라 지난 3주간 머물다 사고 하루 전에 떠났다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지난 17일 이 아파트 9층에 있는 침실 3개, 욕실 2개가 있는 162㎡짜리 집이 71만 달러, 우리 돈 8억 원에 거래됐고, 지난달엔 418㎡ 규모의 펜트하우스가 288만 달러, 우리 돈 32억5천만 원에 팔렸습니다.

지금까지 YTN 이여진입니다.

YTN 이여진 (listen2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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