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에 맞게 보이고 싶어 해" 협찬 드레스 250벌 거절한 윤여정

"나이에 맞게 보이고 싶어 해" 협찬 드레스 250벌 거절한 윤여정

2021.04.29. 오후 4:3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나이에 맞게 보이고 싶어 해" 협찬 드레스 250벌 거절한 윤여정
사진 제공 = AP
AD
영화 '미나리'로 제93회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이 시상식 드레스를 고를 당시 일화가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윤여정의 시상식 스타일링을 맡은 스타일리스트 앨빈 고는 미국 뉴욕포스트 '페이지 식스'와의 인터뷰에서 윤여정과 함께 일한 소감을 전했다.

앨빈 고는 "윤여정은 모두가 원하는 할머니 같다. 자신이 재미있는지도 모르는데 그게 최고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홍콩에 거주해 화상 회의 플랫폼 '줌'으로 스타일링 작업을 진행했다는 앨빈 고는 "윤여정은 아주 절제된 여성이다. 그가 나에게 한 말 중 절대 잊을 수 없는 건 '나는 눈에 띄지 않아도 된다. 큰 보석이 필요 없고, 화려한(crazy) 옷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앨빈 고는 "엠마 왓슨, 틸다 스윈턴, 우마 서먼, 다코타 존슨, 마고 로비와 같은 스타들과 함께 일해봤지만, 유명인이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50년 이상 이 업계에 종사한 사람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충격적이었다"라고 놀라워했다.

특히 앨빈 고는 윤여정의 오스카 시상식 참여를 위해 최소 250벌의 의상을 준비했었다고 밝혔다.

앨빈 고는 "많은 곳에서 윤여정에게 드레스를 입히기 위해 돈을 지불하려 했고 끊임없이 연락을 받았다"면서 "하지만 그는 이 모든 것에 관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앨빈 고는 "윤여정이 한 유명 브랜드의 주얼리를 착용한 뒤 '너무 무거워서 싫다, 손을 들 수가 없다'고 했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윤여정이 절제되고 편한 드레스를 입고 싶어 했다는 것이 앨빈 고의 설명이다.

결국 윤여정은 오스카 시상식 당시 두바이에 기반을 둔 브랜드 마마 하림의 남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이 드레스에 대해 앨빈 고는 "윤여정의 스타일이었다. 그가 평소에 입는 실루엣과 비슷한 드레스였고 소재가 가벼웠다. 앉아 있든 서 있든 주름이 생기지 않는 드레스였는데, 이 드레스를 입어보는 순간 윤여정이 '좋아요'라고 외쳤다"라고 회상했다.

앨빈 고는 "내가 새벽 3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나 줌 미팅을 진행했는데, 윤여정은 '이 드레스가 좋다. 더 이상 피팅하지 않아도 된다. 열심히 일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해줬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일화를 전한 앨빈 고는 "윤여정은 진짜 스타다. '공주님' 같은 외모를 좋아하지 않았고 자신의 나이에 맞게 보이길 원했다"고 덧붙였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