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앞서나가는 美, 10개 중 8개 나라 '여행금지' 방침...왜?

백신 앞서나가는 美, 10개 중 8개 나라 '여행금지' 방침...왜?

2021.04.20. 오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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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전 세계 약 80% 나라를 여행금지 대상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속에 여행주의보 내용이 갱신돼야 한다는 설명인데 사실상 백신 접종 완료를 앞두고 이른바 '청정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정회 기자입니다

[기자]
미 국무부가 성명을 통해 깜짝 발표를 했습니다.

전 세계의 약 80% 나라를 여행금지 국가로 지정하고 미국민의 해외여행 재고를 강력히 권고한다는 내용입니다.

코로나19의 재확산 속에 여행객들이 위험에 노출돼 수정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현재 미 국무부는 일반적 주의, 강화된 주의, 여행 재고, 여행 금지 등 네 단계로 나눠 여행주의보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서 우리나라는 2단계에 속해 있고 4단계인 여행금지는 북한, 러시아, 이란, 미얀마 등 34개국입니다.

전 세계 80% 수준으로 확대하면 여행금지국은 160여 개국에 달합니다.

위험 상황을 고려해 나라마다 방역이나 입국 제한 조치를 해온 시각에서 보면 이번 조치는 별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백신 이기주의의 표현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백신 접종 완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세는 커지고 있어 이른바 '청정국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내놓은 조치라는 겁니다.

또 코로나19의 최대 피해국이었던 만큼 모든 면에서 방역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의도도 엿보이지만, 여러모로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백순영 / 가톨릭의대 명예교수 : 미국이 최대 피해 국가였기 때문에 모든 면에 앞서서 방역을 먼저 하겠다, 환자 수 줄여보겠다는 건데 사실 앞뒤 안 맞는 말이죠. 미국 환자가 줄어드는 경우 해외에서 변이주가 유입되면 이 방역은 또 위기를 맞을 상황입니다.]

집단 면역이 임박한 이스라엘이 필수 예방수칙은 계속 지키도록 하고 방역 단계를 완화하며 빗장을 여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각국의 대응에도 영향이 미칠지 주목되는 가운데 미 국무부는 수정된 여행주의보를 이번 주 발표할 예정입니다.

YTN 김정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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