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으로 태어나지 않고 싶었겠지만..." 하버드 인종차별 논란

"아시아인으로 태어나지 않고 싶었겠지만..." 하버드 인종차별 논란

2021.04.02. 오전 10:1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아시아인으로 태어나지 않고 싶었겠지만..." 하버드 인종차별 논란
하버드 CAMHS
AD
미국 하버드대학교가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며 작성한 글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버드대 상담 및 정신건강(CAMHS)서비스 사이트는 '아시아 인종 차별 반대' 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당신은 아시아인으로 태어나지 않기를 바랐겠지만, 당신의 조상들은 훨씬 더 나쁜 사건들을 겪어왔다는 걸 기억하라"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어 "아시안들은 공동체의 아름다움과 힘을 인식함으로써 살아남았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공동체를 긍정적으로 강조하는 문학, 예술, 영화, 음악을 찾거나 창조하라"라고 충고했다.

지난달 31일, 이를 본 하버드대 교내신문 하버드 크림슨의 학생 기자이자 중국계 학생인 마테오 웡은 웹사이트의 글을 캡처해 트위터에 게시했다. 웡은 "도대체 무슨 자부심을 가지란 것인지 모르겠다"라며 "이 글을 보고 어떤 자부심을 느껴야 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웡의 글을 본 트위터 이용자들은 "조상이 더 힘들었기 때문에 참으라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며 분노했고 웡의 트윗은 만 회 가까이 리트윗 됐다.

하버드 CAMHS는 논란이 일자 "삶에서 고통을 겪은 모든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라며 문제가 된 표현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하버드 CAMHS는 "최근 우리 웹사이트에 게재된 일부 글이 목적과는 달리 우리 사회에 더 큰 스트레스를 주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도움이 되는 내용을 게시하려고 했으나, 최근 우리 주변에 일어난 사건을 비추어 볼 때 우리가 둔감하고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것이 사실"이라며 사과했다.

또한 "우리는 하버드의 모든 사람들에게 신뢰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 구성원들과 더욱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하버드대학교가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윌리엄 피츠시몬스 하버드 입학처장은 법정에서 아이비리그 학교들이 인종 등 특정 요인에 따라 지원자들에게 다른 SAT 기준을 매겼다고 증언해 논란이 됐다. 이에 따르면 흑인, 히스패닉, 아메리칸 원주민 학생은 최저 1,100점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했지만 아시아계 학생은 250점 높은 1,350점을 커트라인으로 적용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