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세 번 하면 반려견 도살"...비난 쏟아진 中 윈난성 정책

"산책 세 번 하면 반려견 도살"...비난 쏟아진 中 윈난성 정책

2020.11.18. 오후 11:1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지난해 中 상하이에서 반려견이 행인 3명 물어
中 윈난성 웨이신현, 반려견과 산책 ’전면 금지’
’3번 위반하면 반려견 도살’…"초강수 대책"
AD
[앵커]
중국 윈난 성의 한 도시에서 반려견과의 산책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세 번 위반하면 반려견을 도살하겠다는 과도한 조치까지 내놨는데, 거센 비난에 부딪치자 결국 재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강성웅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의 한 주택가 골목길.

반려견을 데리고 길을 나선 부부에게 갑자기 다른 개가 달려듭니다.

펄쩍펄쩍 뛰어오르며 반려견을 공격하더니 사람을 깨물기까지 합니다.

[개물림 피해자 : (개에 물려서) 병원에 간 첫날 나는 주사를 일곱 대를 맞았고 남편은 다섯 대, 그리고 따른 두 대를 맞았습니다.]

최근 윈난 성 웨이신 현에서는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하자 초강수 대책을 내놨습니다.

공공장소에 반려견을 데리고 나오는 것 자체를 전면 금지한 겁니다.

반려견과 산책하다 걸리면 첫 번째는 경고, 두 번째는 최대 3만 4천 원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3번째 단속에 걸리면, 데리고 나온 개를 도살 처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관영 CCTV 보도 : 두 번째 걸리면 8천 원 ~ 3만 4천 원의 벌금을 물고, 세 번째는 공안기관에 연락해 도살하도록 했습니다.]

당국은 문명적인 반려견 키우기와 다른 사람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도를 넘은 거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개도 생명이다'에서부터 '개 대신 주인을 처벌 하라'까지.

심지어 '무능하고 게으른 공무원들이 문제'라며 행정 당국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웨이신 현은 결국 여론을 중시해 대책을 재검토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습니다.

관영 CCTV는 지방 당국을 비판하면서도 견주들의 비문명적 행위에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짚었습니다.

윈난성의 한 지방 정부가 내놓은 이번 조치는 소동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에서 말하는 이른바 '문명적인 반려견 키우기'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성웅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