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투표 참여 유권자 폭증...미 대선, 커지는 불확실성

우편투표 참여 유권자 폭증...미 대선, 커지는 불확실성

2020.10.02. 오전 00:2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다음 달 치러질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우편투표 비중이 확대되자 불리하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대선 불복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투표 결과가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보도에 박홍구 기자입니다.

[기자]
미국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선거로 기록된 지난 2000년 대선.

당시 민주당 앨 고어 후보는 불과 537표 차이로 진 플로리다주 선거에서 재검표 요구를 했으나 미 연방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고어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앨 고어 / 전 민주당 대선후보(2000년 미국 대선) : 의심의 여지가 없도록 합시다. 나는 대법원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지만 이 최종 결과를 받아들입니다. 오늘 밤 우리의 국민 통합과 민주주의의 힘을 위해 나의 양보를 제안합니다.]

플로리다 주를 이겼더라면 대선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었지만 고어는 결과에 승복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우편투표의 비중이 커지게 될 이번 선거는 부정선거가 될 거라며 기회 있을 때마다 불복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선거가 정직한 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가능하다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요청되지 않은 투표용지 수백만 개가 누구에게나 보내지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이번 대선에서 우편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가 8천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16년 대선 때(3천3백만 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며, 전체 유권자(1억9천만 명)의 42%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우편투표의 확대는 개표 지연으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선거일인 3일 자 소인이 찍혀 있더라도 노스캐롤라이나는 6일, 미네소타와 네바다는 10일, 오하이오는 13일, 캘리포니아는 20일까지 도착하면 유효표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합주에서 개표가 늦어지면 패배한 측에서 재검표를 요구하는 등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큽니다.

지난 2000년 대선은 36일이 지나서야 승자가 가려졌습니다.

5 대 4로 연방대법원이 부시의 손을 들어줬지만 고어의 승복이 없었더라면 분열과 갈등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이번엔 미국 대선이 해피엔딩이 될지, 아니면 막장 드라마가 될지, 미국의 선택이 주목됩니다.

YTN 박홍구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