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불가촉천민' 소녀 집단 성폭행 당한 뒤 숨져...분노 확산

인도 '불가촉천민' 소녀 집단 성폭행 당한 뒤 숨져...분노 확산

2020.10.01. 오전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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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이른바 '불가촉 천민'이라고 불리는 최하층 출신의 10대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진 사건이 발생해 분노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4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하트라스에서 달리트 계급의 19살 소녀가 집 근처 들판에서 상위 계급 남성 4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피투성이 상태로 발견됐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피해 소녀는 고문 수준의 잔혹한 폭행으로 목과 척추를 심하게 다쳐 신체가 마비되는 등 상태가 심각해 수도 뉴델리의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2주 만에 숨졌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열흘 뒤에야 상위 계급 출신인 가해 남성 4명을 성폭행과 살인, 카스트 차별 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경찰 간부들이 소녀의 시신을 빨리 화장해야 한다고 종용한 뒤 유족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화장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시민단체와 피해 여성의 친척 등 수백 명은 달리트 여성이 숨진 병원 앞에서 집회를 열어 피해자를 애도하고, 성폭력 근절과 함께 가해 남성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인도는 지난 1955년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법률로 금지했지만, 달리트 계급 등 하층민에 대한 차별과 폭행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인도 정부 통계를 보면 공식적으로 신고된 성폭행 사건이 3만4천 건에 달하지만 신고조차 못한 하층 계급 피해 여성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교준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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