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인종 갈등' 대격돌...美 대선후보 1차 토론 승자는?

'코로나19·인종 갈등' 대격돌...美 대선후보 1차 토론 승자는?

2020.09.30. 오후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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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대선의 풍향계가 될 첫 TV토론이 90분의 접전 끝에 막을 내렸습니다.

트럼프와 바이든, 두 후보는 코로나19와 인종 갈등 문제 등 국내 현안을 두고 치열하게 격돌했습니다.

국제부 조수현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봅니다. 어서 오세요.

미 대선후보들의 1차 TV토론에 많은 관심이 집중됐는데, 전체적인 분위기 어땠습니까?

[기자]
정말 치열한 설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만,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사실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클린턴 후보 간의 1차 토론을 제가 어제 다시 한 번 보고 왔는데요.

당시 초반에는 두 후보 모두, 절제된 태도를 보이다가 서서히 더 치열하게 격돌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속에 두 후보가 서로 끼어들고 말을 끊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초반 몇 분간은 점잖게 진행되는 듯하다가 사회자의 제지에도 말을 이어가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사회자인 폭스뉴스 크리스 월러스 앵커가 여러 차례 중재에 나서야 했는데, 3명의 목소리가 동시에 겹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앵커]
90분 동안 뜨거운 설전이 이어졌는데, 이번 토론의 핵심 쟁점들도 살펴볼까요?

[기자]
네, 다양한 국내 현안들이 다뤄졌는데요.

코로나19와 경제, 인종 갈등과 폭력, 신임 연방대법관 임명 문제가 핵심이었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별세로 대선판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후임 지명 문제였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했으므로 후임 연방대법관을 곧바로 지명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바이든 후보는 이 사안에 미국민이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며, 그러려면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기다려보고 승자가 후임을 지명해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코로나19와 경제에 관해서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을 문제 삼으면서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꺼내들었습니다.

미국에서 2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점, 안일한 초기 대응으로 피해를 키운 점을 지적했는데요.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고 반박하면서, 충분한 보호장비 보급 등을 내세웠습니다.

또, 중국과 러시아, 인도 등의 코로나 피해 사례를 거론하면서 미국의 대응에는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앵커]
두 후보의 화법과 토론 스타일도 극과 극인데, 이번 토론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죠?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은 직설적이고 명쾌한 화법이 특징입니다.

다소 거칠고, 때로는 지나치게 노골적인 표현에서 호불호가 갈리지만, 순발력과 임기응변이 뛰어난 게 강점입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차분하게 자기주장을 펼치는 스타일인데요.

안정감을 주는 측면이 있지만, 오늘 토론에서는 언변에서 밀렸다는 평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사안이든 거침없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자신감을 보인 반면, 바이든 후보는 답변을 잘 이어가다가도,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나 사회자의 질문이 반복됐을 때 망설이거나 논점을 잃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벌어진 시위 사태가 커지고 일부 폭동 양상을 띈 데 대한 질문이 나왔는데요.

사회자가 바이든 후보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최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과격 시위가 벌어진 것과 관련해, 현지의 민주당 당국자들과 접촉했느냐? 전화를 걸어서 해결책을 촉구했느냐?"

이에 바이든 후보는 자신이 현재 공직에 있지 않다는 답변을 하면서 말끝을 흐렸습니다.

그러자, 사회자가 다시 "그러니까 전혀 접촉하지 않았다는 얘기냐"고 묻자 살짝 망설이다가 "그들이 알아서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답했는데요,

자신감이 좀 부족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토론의 승자는 누구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이제 토론이 끝난지 30분 정도 됐습니다.

잠시 뒤에 여론조사가 나올 텐데요.

여기서 어떤 평가가 나올지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호하고 공격적, 바이든은 수세적 자세를 보였는데, 누가 더 안정적으로 90분을 이끌어갔는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습니다.

미 현지 언론들은 가장 혼란스러운 대선후보 TV토론이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남아 있는 토론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이제 두 차례 토론이 더 남아 있습니다.

2차는 10월 15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진행되고요.

3차는 10월 22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립니다.

현재 부동층 비율이 10%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코로나19로 대부분 유세 활동이 중단된 만큼, 남아 있는 TV토론들이 부동층 표심 잡기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우리로서는 3차 토론에 가장 관심이 집중됩니다.

국제 이슈를 주제로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미 관계나 대북 노선 등 동북아 정책도 다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2차 토론은 통상 유권자 패널과 함께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왔는데요.

올해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예년과 다르게 진행될지 좀 더 기다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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