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후임 연방대법관 인선' 공방 가열..."당장" vs. "대선 이후"

美 '후임 연방대법관 인선' 공방 가열..."당장" vs. "대선 이후"

2020.09.21. 오전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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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을 6주 앞둔 미국에서 정국이 크게 출렁이고 있습니다.

고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 인선을 서두르려는 공화당, 그리고 대선 후로 미루려는 민주당 간에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데요.

선거 결과는 물론, 향후 미국 사회의 주요 이슈를 둘러싼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조수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주말 동안 미국 정치권이 많이 소란스러웠죠?

[기자]
대선을 40여 일 앞두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미국의 연방대법관인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가 암 투병 끝에 별세했는데요, 상당한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배경을 설명 드리면, 미 연방대법원은 미국 최고 사법기관입니다.

우리의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을 합한 역할을 합니다.

연방대법관은 모두 9명이 있는데, 이들의 이념 구도가 중요한 판결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현재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5명이고요.

진보 성향이 긴즈버그 포함 4명이었습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보수 대법관을 6명으로 늘려 확실한 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고, 민주당은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앵커]
긴즈버그 대법관은 '진보의 아이콘'으로 알려졌는데, 후임자 인선 관련 유언을 남겼다고요?

[기자]
긴즈버그 대법관은 "새로운 대통령이 내 후임을 정하길"이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게 유언이 됐는데, 이를 두고 반응이 엇갈립니다.

우선, 긴즈버그가 진보 진영으로부터 법조계의 영웅으로 추앙받는다는 점에서, 지지자들은 이 말에 의미를 두고 '대선 후 지명'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너무 정치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긴즈버그 대법관은 건강이 많이 악화하면서 한동안 재판도 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요.

대법관이 종신직이다 보니 자리를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선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을 지명하면 보수 쪽이 될 것이 확실하니, 대선 후가 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 겁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자 인선을 서두르고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안에, 여성 대법관을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후임자 인선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같은 일이 벌어진 지난 2016년 당시 상황을 거론했습니다.

당시, 공화당 매코널 원내대표의 주장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스칼리아 대법관의 후임 임명을 대선 후로 미뤘다는 설명인데요.

이번에는 대통령과 매코널 대표가 이를 뒤집었다며,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긴즈버그 대법관 지명 당사자였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움직임에 위선적이라고 비난했고요.

2016년 대선후보이자 국무장관을 지낸 힐러리 클린턴도 매코널 원내대표가 만들었던 전례에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앵커]
여야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 그렇다면 야당의 반발 속에 후임자 임명을 강행하는 상황으로 흘러갈까요?

[기자]
선거가 40여 일밖에 남지 않은 '대선 정국'인 만큼, 여러 변수가 남아 있습니다만, 현재로써는 그렇게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대법관은 대통령이 지명하면 상원의 인준을 거쳐 임명되는데요.

현재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이어서, 상원에서 제동이 걸리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과거 대법관 인준에 걸린 평균 기간은 70여 일인데요.

대선 전에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려면 많이 빠듯하지만 가능은 합니다.

다만, 정치적 논쟁이 확산하면서 정치권뿐 아니라 유권자들을 움직이고 대선판을 재편할 수 있는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정치권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의 반대 움직임이 격화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때문에, 현 단계에서는 예상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후임자가 누가 임명되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데,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올해 미국 대선의 특징 중 하나가 코로나19 사태로 우편투표가 확대됐다는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부정선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선거 결과에 따라 어느 한쪽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결로 차기 대통령이 결정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연방대법관이 종신직이라는 점 또한 후임자 인선 과정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전체 대법원의 이념 구도에 따라 향후 주요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서요.

흑백 인종 갈등 문제 등으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 사회에 큰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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