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아베 신조 시대...'건강 문제'에 또 발목

막 내린 아베 신조 시대...'건강 문제'에 또 발목

2020.08.28. 오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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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전격적으로 퇴진을 선언했습니다.

일본 전후 최장수 총리로 이름을 남겼지만 염원했던 헌법 개정도 올림픽도 보지 못한 채 지병이 재발하면서 결국 물러나게 됐습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더 이상 총리직에 머물러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총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연속 재임 7년 8개월.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다시 쓴 아베 신조의 시대가 막을 내렸습니다.

이달 초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재발한 것이 결정타였습니다.

아베 총리는 건강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중요한 정치적 판단을 그르쳐서는 안 돼 고심 끝에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일 최선을 다해 일해왔다는 아베 총리는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북한 납치 피해자 문제를 제 손으로 해결하지 못한 것이 원통할 따름입니다. 헌법 개정도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물러나는 것은 단장의 아픔입니다.]

지난 2006년 1기 집권 당시 1년 만에 지병으로 물러난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 압승과 함께 정권 탈환에 성공했습니다.

그 뒤 금융 완화를 앞세운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대대적인 경기 부양에 나섰습니다.

정치적으로는 헌법 해석을 바꿔 자위대가 무력을 행사할 길을 열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거침없는 우경화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지난 2013년 12월 27일) : 전장에서 스러져 간 선조들의 명복을 비는 것은 리더로서 세계 공통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베 마스크'로 상징되는 무능한 대응이 이어지면서 내각 지지율은 2기 집권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필생의 업이라던 헌법 개정도, 동일본 대지진을 이겨낸 부흥의 상징이라는 도쿄 올림픽도 자기 손으로 이루지 못하게 된 아베 총리.

최장수 재임 기록 외에 기억할 만한 정치적 유산을 남기지 못한 채 또다시 건강 문제로 관저를 떠나게 됐습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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