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살펴본 북한 권력지형...김여정 작년 권력 중심부로 부상

데이터로 살펴본 북한 권력지형...김여정 작년 권력 중심부로 부상

2020.08.25. 오전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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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측근들에게 권한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통치하고 있다는 국정원의 설명이 있었죠.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이 북한 주요 인사의 연결망을 분석해보니 이미 지난해부터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권력의 중심부로 부상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북한의 권력 지형은 예전과는 다소 다른 패턴을 보였는데요

함형건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조선중앙TV / 7월 24일 방송 장면 :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인 조용원 동지, 김여정 동지, 현송월 동지, 마원춘 동지가 동행하였습니다.]

북한과 같은 1인 독재 체제에서, 최고 권력자의 공개활동을 수행한 횟수는 해당 인물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입니다.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수행한 북한 고위 인사의 수행 빈도를 분석했습니다.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이 수행자 명단에 등장한 것은 김정은 집권 3년차인 2014년부터였습니다.

2015년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25번 수행해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들었다가 지난해엔 3위를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5위이지만, 공동 1위 그룹과 수행횟수가 1회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수행 과정에서 각 인물이 다른 사람과 함께 출현한 양상을 사회연결망으로 분석해보면, 북한 권력 지형을 조금 더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최근 4년 동안의 변화 양상을 보겠습니다.

2017년에는 연결망의 외곽에 위치했던 김여정 부부장이 2018년에는 점차 중심부 근처로 들어옵니다.

2019년에는 정중앙을 차지하며 권력의 핵심부에 진입했습니다.

수행빈도로는 3위였지만, 수행자 중 적어도 인물 연결망상에서는 사실상의 2인자로 자리매김했던 셈입니다.

올해는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줄어든 가운데, 핵심 측근의 판도에 미묘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한 사람이 아닌 공동 핵심 그룹이 연결망 동심원의 가운데에 위치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밀착 수행해온 김여정 부부장과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전략 무기 개발을 담당하는 군부 실세 리병철 당 중앙 군사위 부위원장, 그리고 리일환 당 선전선동부장 등이 동심원 가장 안쪽의 선두 그룹을 형성했습니다.

경제 부문을 책임지는 박봉주 당 부위원장과 김덕훈 신임 내각총리도 눈에 띕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측근들에게 권한의 일부를 분산시켰다는 국정원의 브리핑과 맥락이 연결됩니다.

[임을출 /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김여정 제1부부장은 대외 부문 뿐 아니라 국정 전반을 관할하는 동반자로서 역할을 해온 것으로 보이고, 핵심 측근들은 군사, 경제, 사상 등 부문별로 당이 제시한 목표를 관철하는데 필요한 재량권을 충분히 주면서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묻는 방식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용인술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직면한 각종 난제에 대응해 당 중심의 국가 운영체제를 강화하면서 측근들에게 책임을 분산시키는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술은 앞으로도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함형건[hkhahm@ytn.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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