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코로나19 재확산 '비상'...중남미 위기 키우는 '가짜뉴스'

스페인, 코로나19 재확산 '비상'...중남미 위기 키우는 '가짜뉴스'

2020.07.27. 오전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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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조수현 기자

[앵커]
스페인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징후가 뚜렷해지자, 다른 유럽 국가들이 줄줄이 경계를 높이고 있습니다.

중남미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가짜뉴스'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위기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제부 조수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유럽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한동안 잦아든 모습이었는데, 최근 스페인 상황이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기자]
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했는데요.

이후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7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다시 천 명을 넘어서며 경고음을 울렸습니다.

이후 23일과 24일에는 이틀 연속, 2천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스페인 정부는 2차 확산을 경고하며 봉쇄 조치를 다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의 코로나19 실제 사망자가 공식 집계치보다 최대 60% 더 많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는 코로나19 의심 사망 사례까지 합치면 이같이 차이가 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코로나19 진단 검사가 광범위하게 시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공식 집계와 실제 사망자 규모가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현재 공식 통계상 누적 확진자는 31만9천여 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고, 누적 사망자는 2만8천여 명입니다.

[앵커]
스페인의 재확산 조짐에 다른 유럽 국가들도 불안할 수밖에 없을 텐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기자]
아무래도 스페인을 오가는 데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영국 외무부는 스페인에서 귀국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했습니다.

비상조치다 보니 25일에 발표해서 26일 0시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귀국과 함께 이 소식을 접하게 된 여행객들은 불만을 호소했습니다.

또, 자가격리 시행 전에 출국했던 여행객들도 나중에 돌아와서 직장 생활이나 개인 일정에 차질을 겪는 경우가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영국 정부는 안전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며 비필수적인 스페인 여행 자제도 권고했습니다.

이에 앞서 노르웨이도 스페인 방문자들에 대해 귀국 시 10일간의 의무 격리를 재도입했습니다.

프랑스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에 대해 여행 자제령을 내렸습니다.

[앵커]
유럽 국가들의 이런 조치로 스페인 관광산업에는 또다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네, 특히 지난해 스페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20%를 영국이 차지했습니다.

단일 국가 국민으로선 가장 비중이 컸던 만큼,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페인 외교부는 영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자국이 아직 안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처럼 스페인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자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잘 통제되고 있으니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때의 제한 조치들을 속속 시행하는 것을 보면 당분간 불안 심리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중남미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한데, 가짜 정보들이 더 큰 혼란을 부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코로나19 관련 가짜뉴스는 중남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조심해야 하는 부분입니다만, 정보 소외계층이 많은 중남미에서 특히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가짜 정보의 확산이 중남미 국가들의 방역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대표적인 가짜뉴스는 코로나19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누군가가 일부러 퍼뜨리고 있다는 음모론입니다.

SNS를 중심으로 황당한 얘기들도 나돌고 있는데요.

"원주민을 감염시키려고 정부가 드론으로 바이러스를 살포한다.", "코로나19 사망자를 부풀리기 위해 관을 돌로 채웠다.", "사망자 시신을 바다에 버렸기 때문에 해산물을 먹으면 안 된다" 이런 소문들이 있습니다.

또, 가짜 약에 관한 뉴스도 유포되고 있습니다.

바닷물을 마시면 낫는다거나 '기적'의 차 또는 식물 등에 대한 정보가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앵커]
가짜뉴스가 실제 피해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에서는 시민들이 정부 건물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정부가 뎅기열 예방 소독을 명목으로, 고의로 바이러스를 살포한다는 음모론이 퍼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볼리비아에서는 의회가 독성 표백제 성분인 이산화염소 사용을 권장하고 나섰는데요.

이 말을 믿은 주민 10여 명이 이산화염소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또, 다른 음모론 가운데 5세대 이동통신 5G 기지국이 코로나19를 퍼뜨린다는 얘기도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페루에서는 통신 기술자들을 붙잡아 억류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짜뉴스가 다양한 이유로 유포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정치적, 종교적 목적을 갖고 퍼뜨리는 경우도 있고, 유튜브 등의 조회수를 늘리거나 상업적 이득을 얻기 위한 경우도 있을 텐데요.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사법당국이 유포자에게 더욱 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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