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장문의 대미 메시지...속내는?

北 김여정, 장문의 대미 메시지...속내는?

2020.07.11. 오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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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선영 앵커
■ 출연 :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 직후 북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장문의 대미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전문가 두 분과 함께 내용을 짚어보겠습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그리고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두 분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앵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문이 3400자가 넘습니다. 그 핵심 내용을 하나하나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픽 보시죠. 먼저 이 내용입니다.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기는 몰라도 북미회담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임을출 교수님, 이건 일단 올해 안에는 거절, 이렇게 읽어도 되겠습니까?

[임을출]
사실 북미회담이 물리적으로 일어나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우선 지금 북한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하는 일이거든요. 이게 3개월밖에 안 남아 있습니다. 딱 3개월 남아 있고요. 그리고 결국 11월 3일이 미국 대선인데 그 사이에 북미정상회담을 합의하고 실제 개최하기까지는 많은 준비가 필요한데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판단을 우선 하고 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담화를 낸 배경에는 트럼트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친분을 과시하면서 비록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미국이 태도 변화를 한다면 우리가 정상회담에 응할 수도 있다는 그런 속내를 보여준 게 아닌가. 우선 저는 그렇게 판단합니다.

[앵커]
조금 전 그래픽을 다시 한 번 보여주실까요? 내용을 한 문장 한 문장 짚어보면 들여다봐야 할 요소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전제를 했습니다. 이 표현 자체가 상당히 기존의 담화에서는 볼 수 없는 솔직한 감정을 드러낸 담화라는 점에서 특이하다고 분석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문성묵]
그렇죠, 이게 담화의 형식이나 내용이 기존에 나왔던 것하고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데 출발 자체가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어요. 최근 며칠간 미국 사람들이 연일 발신하고 있는 북미 간의 회담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이것을 아침식사시간에 심심풀이 정도로 일단 시작을 해요, 시작 자체가.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견해이지만, 전제하고 있는데 사실 내용을 쭉 읽어보고 마지막까지 가면 김정은 위원장의 허락까지 받았다라는 그런 표현이 들어 있는 것으로 봤을 때는 형식과 내용은 김여정의 개인적인 소회를 밝히는 것 같은 그런 담화이지만 실제 내용은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이렇게 해석을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개인 생각이지만, 개인생각으로는 금년 내 회담 다시 말하면 북미 정상회담 세 번째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없다. 그리고 실제 뒤에 가면 또 뒤에 나오겠습니다마는 열어서는 안 된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만남의 문턱을 굉장히 높였습니다. 그러니까 이 회담은 미국에게는 유리하지만 우리에게는 불리하기 때문에 해서는 안 되고 만약에 한다면 적어도 이런 조건이 성숙돼야 한다라는 걸 내용을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미국을 향한 메시지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향한 메시지도 같이 담고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앵커]
어떤 부분이 그런가요?

[문성묵]
문 대통령께서 얼마 전에 그런 말씀을 하셨죠. 미국 대선 이전에 3차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하겠다라고 말씀했거든요. 그리고 비건이 왔고 비건 오기 직전에 최선희와 권정근 국장이 나와가지고 담화를 통해서 미국 사람과는 마주앉지 않겠다고 얘기한 그 연장선상에서 나왔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비핵화 북미정상회담이 올해 안에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하면서 그 이유로 세 가지를 언급했잖아요. 첫째가 우리에게 무익하다. 그리고 그나마 유지됐던 정상 간의 특별관계까지 훼손할 위험이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이유로 든 게 볼턴이 그렇게 예언했기 때문에 절대 우리가 그렇게 똑같이는 안 해 줄 거다. 이렇게 세 가지 이유를 들었는데 세 가지 이유 중에 어떤 게 비중이 가장 크다고 보십니까?

[임을출]
일단 북한의 계산법으로 봐서는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돼도 실익이 없다. 우리가 확보할 수 있는 성과가 없다, 안 보인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그 성과가 또 나중에 얘기를 하겠지만 결국은 계속 얘기해 왔던 대북 적대시 정책을 어느 정도 완화시키는 것이고 또 적대시 정책의 핵심 중 하나가 대북제재거든요. 어떤 식으로든지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야 자신들의 비핵화에 따른 성과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지금 미국이 이걸 줄 수 있는 준비가 안 돼 있다, 이렇게 보는 거예요.

그리고 이 담화 내용 중에 흥미로운 내용들이 상당히 많은데 그중의 하나가 자기들이 지금까지 미국하고 협상을 해 보니까 이게 트럼프 대통령하고 개인적인 친분관계만 좋게 만들어서는 소용이 없다. 미국이라는 게 굉장히 복잡한 사회다. 결국은 미국 행정부 관료들의 협조도 필요하고 미국 의회도 필요하고 어떻게 보면 언론의 도움도 필요하고 종합적으로 자기들이 상대해야만이 자신들이 원하는 걸 얻어낼 수 있다. 그런 자신들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거든요. 그리고 특히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관련해서는 이전부터 계속 얘기를 했죠. 결국은 북미정상회담을 방해하는 핵심 주체가 결국은 볼턴이다.

[앵커]
이번에 회고록까지 냈고요.

[임을출]
그렇죠. 회고록에 그걸 입증하는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잖아요.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왜냐하면 볼턴 보좌관이 옥토버 서프라이즈라고 해서 10월 북미정상회담 열 수 있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다, 더군다나 볼턴의 예언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은 정말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앵커]
볼턴의 예언이 북미정상회담에 먹구름을 드리우게 한 요인이 되고 말았는데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남총괄인 줄 알았더니 이제 대미 메시지까지 내놓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되면 위상이 더 격상되는 듯한 느낌도 받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문성묵]
그렇죠. 실제 이번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다시 말하면 실질적으로 북한의 인사라고 하는 것을 보여주는 그런 계기가 지난 6월 4일 우리를 향한 담화로부터 시작을 해서 결국은 모든 대남 문제들을 직접 총괄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났고. 물론 김정은 위원장이 군사위 예비회의를 통해서 일단 보류 조치를 취했습니다마는 결국은 지금 역할을 보면 사실 김여정을 내세워서 대미, 대남 이런 문제를 총괄하도록 만드는 그런 형태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은 내치문제에 집중을 하면서 대외적으로는 여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을 내세워서 하는 것과 같은 그런 형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위상이 명실공히 높아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사실 그 이전에도 김여정은 그야말로 김정은 위원장의 피붙이로써 사실 김정은 위원장의 가장 신뢰받는 그런 여동생인 동시에 김정은 위원장을 지금의 위치까지 올려놓는 이미지 메이커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해 왔고 사실 김정은 위원장에게 안 됩니다. 오빠, 이거 이렇게 해야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김여정밖에 없을 것이다. 직책은 부부장에 있지만 그러나 실제 그의 위상과 권한과 역할은 훨씬 그 이상이다라고 봐야 될 것 같아요.

[앵커]
북한이 과거를 보면 아무리 2인자라고 해도 나는 어떻게 생각한다, 이런 담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까?

[임을출]
없죠. 없고요. 방금 센터장님도 말씀하셨지만 김여정 부부장이 이번에 담화에서 한 표현 중에 제가 또 주목한 부분은 이런 부분입니다. 나는 원래 남조선을 향해서라면 몰라도 미국 사람들을 향해서는 이런 걸 쓰기를 원하지 않았다. 이 표현인데. 물론 저도 추정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대남 정책을 총괄하는 것은 이미 확인되었고 대미 정책까지 자신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라고 일단 보고요.

그리고 이 내용을 보면 사실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을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있거든요. 그런 김정은 위원장의 메신저 역할을 김여정 제1부부장이 하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고요. 그리고 나는이라는 표현은 어떻게 보면 김정은 위원장 정도만 이런 표현을 썼지 예를 들면 리선권 외무상이 이런 표현을 쓸 수도 없고요, 당연히 쓸 수도 없고. 더 고위급 인사라도 나는이라는 표현은 북한 내에서는 쓸 수 없는 표현이죠.

[앵커]
그만큼 위상이 격상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장문의 내용을 지금 핵심 내용 하나하나 분석해 보고 있는데요. 다음 내용도 분석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픽을 보여주시죠. 숨겨진 속내 좀 알아보겠습니다. 올해 안에는 북미회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가능성을 또 닫지는 않았어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건 또 아니라고 합니다.

지금 하지 못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겠다고 하고요.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상대방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 가능하다라고 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런 겁니다. 제재 해제를 염두에 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비핵화 조치 대 제재 해제라는 기본 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 이 틀로 가야 된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이건 새로운 견해 같아요. 우리가 바라는 게 제재 해제가 아니다, 이런 얘기인가요? 어떻게 봐야 될까요?

[문성묵]
그렇죠, 사실은 국제사회가 작년 2월달에 있었던 하노이 회담 직후에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영변을 내놓고 미국으로부터 2016년 이후 UN안보리가 취한 제재결의를 해제받고자 하는 그런 의도가 분명했다. 그러니까 핵의 일부를 내놓고 제재를 해제받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하노이에 왔고 그런 기대감, 될 것이라고 하는 확신을 가지고 왔는데 결국은 노딜로 끝났고 그 실망이 너무 커서 돌아가서 결국은 미국을 향해서 4월 12일날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서 연말 협상 시한을 내놨고 그것이 지나면서 정면돌파전, 미국과의 장기전을 선언했거든요.

그런데 저는 지금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내용에서 방금 보여주신 그래픽 내용을 보면 결국은 자기들이 원했던 것은 제재 해제가 아니라 다른 것이다, 중대한 조치, 불가역적인 중대한 조치라고 했는데 그걸 또 설명해 주는 거예요. 그러니까 적대시 정책의 철회를 얘기하고 있는데 적대시 철회라고 하는 것을 얻다 걸었냐면 회담 재개의 조건으로 걸었어요. 그러니까 무슨 합의의 조건이 아니고 다시 나를 만나려면 적대시정책을 철회해야 나를 만날 수 있어.

[앵커]
만나는 조건이 까다로워진 건가요?

[문성묵]
굉장히 까다로운 거죠. 이게 문턱을 굉장히 높인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미국과 한국이 3차 정상회담에 대한 가능성을 얘기하고 지금 트럼프 대통령도 엊그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나를 만나기를 원하는 것 같다. 그래서 필요하면 내가 만날 수 있다라고 얘기했거든요.

저는 그렇게 봅니다. 김여정 부부장이 이런 담화를 낸 것은 미국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예요. 없으면 낼 이유가 없습니다. 안 만나면 되는 겁니다. 아무리 던져도 안 만나면 되는 거거든요. 이렇게 친절하게 자기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건 만나고 싶어. 그런데 이제까지 보니까 당신들이 준비가 안 돼 있어. 내가 원하는 걸 안 해 주고 있어. 나를 만나고 싶으면 적어도 하노이에서 내놓은 건 정말 당신을 배려한 건데 걷어찼어. 이제 그건 없어. 이제는 날 만나려면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 그런 결단을 하지 않으면 나는 안 만나줄 거야 이 얘기거든요.

그러면서 하는 얘기가 그렇게 중간에 나옵니다. 트럼트 대통령과도 상대해야 되지만 이후 미국 정권 나아가 미국 전체를 대상으로 해야 된다. 다시 말하면 트럼프 말고 이후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그와 상대해야 된다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트럼프에 대한 얘기도 있지만 그다음 얘기도 같이 하고 있고요.

결국은 뒤에도 보면 미국의 중대한 태도 변화를 먼저 보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손을 던졌으니까 미국 태도가 변하면 만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만나지 못할 것이고 그 책임은 미국에게 있다.

[앵커]
대화 재개의 공을 다시 미국에 던진 거군요?

[문성묵]
미국에 던진 셈이죠. 적대시 정책에 대해서는 조금 이따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지금 대화의 전제조건의 벽을 그만큼 높여놓은 건데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이렇게 긴 담화를 낸 건 북한도 지금 북미 대화 재개가 어떻게 보면 한편으로는 내심 절실하다, 이런 행간을 읽을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임을출]
맞는 말씀이고요. 방금 질문 주신 걸 조금 더 설명드릴 필요가 있는데 사실 지금 김여정 담화에 나와 있는 내용은 새로운 내용은 아닙니다. 지난해 10월 5일에 스톡홀름에서 북미 간 실무협상을 했습니다. 그 당시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참여했죠. 그때 그 회담이 깨지면서 제기된 것이 2단계 협상이죠. 그게 뭐냐 하면 비핵화 협상을 하기 이전에 우선 사전 분위기부터 조성해야 된다.

그게 대북 적대시정책을 철회하라고 얘기는 하겠지만 사실 그걸 완화해 달라 그 얘기를 하는 거거든요. 대북 적대시정책의 핵심은 뭐냐 하면 결국은 한미군사훈련인데 한미군사훈련은 트럼트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약속한 건데 계속 약속한 것도 안 지키고 있다고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비핵화를 위한 본격 협상에 나서기 전에 우선 기존에 했던 약속부터 이행을 해라. 그리고 우리를 대하는 그런 태도를 바꿔라. 예를 들면 적대적인 언동이라고 할까요.

[앵커]
인권실태 비난이라든지.

[임을출]
그렇죠. 그게 북한을 불량국가라고 칭한다든지 이런 것들이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비핵화 협상을 원하는데, 아까 말씀대로 비핵화 협상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제재 완화해서 경제 발전을 원하는데 미국이 준비가 안 돼 있다. 특히 비핵화 협상을 좀 더 성과적으로 완결시키기 위한 그런 내부적, 그러니까 미국 국내 정치적 준비를 좀 해라. 단속을 해 달라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리고 북한이 가장 제가 볼 때 기분 나빠 하는 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하고 관료들의 말이 다른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이 제대로 관료들을 통제하고 있느냐? 거기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는 거예요, 보니까. 그리고 트럼트 대통령의 워딩은 상당히 자기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데 국방부 장관이라든지 국무부 장관이라든지 국가안보보좌관 이런 사람들의 얘기는 전혀 다르다 이거예요.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을 정말 원하는 건지 그걸 모르겠다 이거예요. 그 진정성을 좀 더 일관성 있게 보여달라는 그런 메시지도 포함돼 있는 거죠.

[앵커]
진정성을 보여달라. 그러니까 적대시 정책 빨리 없애라 하는데 북한이 지금 가장 없어졌으면 하는 적대시 정책이 어떤 건가요?

[문성묵]
그러니까 적대시정책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거든요. 북한은 그렇게 얘기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자기들이 핵을 개발하게 된 것은 미국의 대조선, 북한을 향한 적대시 정책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 적대시정책의 핵심은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연습. 다른 말로 말하면 한미동맹입니다.

그러니까 주한미군을 북침을 위해서 주둔하고 있다. 북한을 침공하기 위해서. 한미연합연습은 북침 핵전쟁 연습이다. 따라서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연습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너무나 두려워서 우리 안전이 너무나 흔들리기 때문에 우리는 핵을 개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따라서 지금 미국이 결국은 자기들이 핵을 개발한 것은 모두가 전적으로 미국의 책임이다.

그러니까 미국이 우리보고 핵을 포기하라고 말하기 전에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다시 말하면 주한미군, 한미연합연습 이걸 모두 다 없애야 된다라는 걸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오랫동안 해 온 겁니다. 저도 직접 북한과 4자회담 참석해서 북한의 얘기를 직접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오래전부터 해 온 거예요.

지금 우리 임 교수님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결국 2년 전 2018년 대북특사들이 평양에 가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고 돌아와서 한 얘기 중에 비핵화 하겠다. 그런데 조건이 있다. 두 가지를 얘기했어요. 하나는 군사위협이 해소돼야 한다. 또 한 가지는 체제안정이 보장돼야 한다. 군사위협 해소는 바로 주한미군, 한미연합연습입니다. 거기에 하나 더한다면 미국의 핵우산과 확장 억제가 같이 들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체제안전보장이라는 것은 대북제재가 체제를 흔들고 있으니까 자제해 달라.

이 두 가지 조건이 된다면 비핵화 가능하다라고 하는 것인데 결국은 북한이 지금 말하는 대로 자기들은 핵실험도 안 하고 미사일 발사도 안 하고 트럼프가 요구하는 유해도 돌려주고 억류한 사람도 돌려주고 나름 성의를 다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그걸 성과라고 막 자랑하면서 우리한테는 뭐 해 줬는데? 사실은 한미연합에서 중대한 연합연습이 다 중단돼버렸어요. 3대 한미연합연습이 없어졌습니다. 키리졸브, 포이글, 그다음에 UFG 다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축소해서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 굉장히 어려운 결단이거든요.

[앵커]
그런데 당장 다음 달 말에 예정돼 있잖아요. 그래서 연합훈련 일정을 조정을 해서 된다, 이런 목소리도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을출]
일단 한미군사훈련의 규모랄까 어떻게 보면 강도 이런 것들이 북한에 상당히 의미 있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부분은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이게 전시작전권 반환 문제하고 아주 긴밀하게 연동돼 있기 때문에 우리 정부로서는 이걸 중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요. 어쨌든 북한을 덜 자극하는 방향으로 군사훈련이 재개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저는 그렇게 전망하고 싶습니다.

[앵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내용을 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호감은 또 분명히 표시가 돼 있습니다. 이런 내용이죠. 함께 보시죠.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트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인사를 전하라고 했다.
이게 상당히 비중 있게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재선 됐으면 좋겠다, 이런 심정 아니겠습니까?

[문성묵]
그럼요, 그런 마음이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사실 역대 대통령 중에 트럼트 대통령이 처음으로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만난 거거든요. 전직 대통령이 평양에 가서 만난 적은 있지만 현직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 회담을 하고 또 판문점에서 한 번 회동을 하고 세 번씩이나 만난 적이 없어요.

어떻게 보면 이게 모순적인 표현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트럼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뭔가 화학적으로 잘 맞는 것 같다. 말하자면 자기의 권력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을 하고 어떻게 보면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그런 점에서 맞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김정은 위원장, 북한에게 유리할 것이 없다라는 판단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차원에서 가급적이면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하고 지금의 이것을 이어갔으면 하는 그런 마음. 다시 말하면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관계를 과시하고.

[앵커]
이런 걸 직접 드러낸 건 처음이잖아요.

[문성묵]
어떻게 보면 이 표현, 이게 제일 마지막 문장이거든요. 이 담화의 마지막 문장에서 이렇게 결론을 내고 있거든요. 이 얘기는 뭐냐 하면 사실은 그건 김여정의 담화가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의 담화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거나 다름이 없어요. 형식은 김여정 개인의 소회를 밝히는 것 같지만 결론은 김 위원장의 이야기로 마무리를 짓고 있거든요.

[앵커]
바이든 후보가 좀 섭섭해하지 않을까요?

[문성묵]
그럴 수도 있는데 그러나 중간에 다음 정권의 얘기도 했기 때문에. 그래서 이건 좀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 담화를 받아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금 재선 가도에 악재가 상당히 많은 상황인데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이 메시지를 보고?

[임을출]
사실 트럼트 대통령은 과연 북미정상회담이 재선에 도움이 되느냐 이런 고민을 가장 많이 하고 있을 텐데 어쨌든 기분은 좋을 거라고 봐요. 더군다나 아주 명확하게 재선 되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거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기분 좋아할 것 같고요.

여기에 마지막 문장 중의 하나가 지난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사실 그때 어떻게 보면 우리가 트럼프쇼라고 할 만큼 트럼프 대통령 자신을 가장 과시하는 그런 내용이 담겨 있는 내용이잖아요. 그 DVD를 구하고 싶다. 제 생각에는 아마 트럼프 대통령이 그걸 보내줄 것 같습니다. 친서하고 함께 보내줄 것 같은데요.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북한하고 남은 기간, 얼마 남지는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활용해서 국내 정치에 유리하게 활용하려고 하는 그런 생각을 이번 담화를 통해서 더 가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앵커]
센터장님, 지금 그래픽으로 나오고 있지만 저는 이 부분이 제일 흥미롭더라고요. 며칠 전 TV 보도를 통해 본 미국 독립절 기념행사에 대한 소감을 전하려 한다고 하면서 DVD를 소장하고 싶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담화에서.

[문성묵]
그러니까 왜 이런 얘기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물론 정확한 속내는 알 수가 없습니다마는 결국 독립절 기념행사에 분열이라는 행사들이 있었거든요, 군사퍼레이드라고 얘기하죠. 그런 것들이 있었고 전투기들이 축하비행들을 했고. 어떻게 보면 대통령의 권위, 또 미국의 국력 또 미국의 애국심 이런 것들을 강조하는 거거든요.

어떻게 보면 체제와 이념은 다르지만 애국심을 강조하고 국가 권력, 대통령 최고지도자의 권력을 강조하고 위상을 강화하고 그 모습을 과시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북한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금 저 DVD를 달라고 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간접적인 지지를 표현하고 있는 거거든요.

[앵커]
보내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문성묵]
지금 말씀하셨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자기의 업적으로 그동안 얘기해 왔거든요. 이걸 다시 얘기할 가능성도 있고요. 저는 서한 중에 한 가지 주목 되는 딱 한 줄짜리가 있는데 미국은 대화의 문이나 열어놓고 우리를 눅잦히면서 안전한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고 했는데 자기들을 건드리지만 않으면 별일 없이 지나갈 것이라고 얘기했어요.

사실은 금년 초에 김정은 위원장이 강력한 군사행동을 예고했잖아요. 충격적인 행동. 새로운 전략무기를 보게 될 것이다 그랬는데 우리를 건드리지만 않으면 그냥 지나가게 되고 그것이 트럼트 대통령이 말하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고 그것이 결국은 성과로 연결돼서 대선에도 유리할 수 있다라는 그런 메시지가 간접적으로 담겨져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앵커]
두 분께 간략한 답변을 요청을 드리면서 마지막 질문을 하나 두 분께 드릴게요.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아무래도 남북관계를 푸는 게 첫 번째 열쇠가 될 테니까요. 창의적인 해법이 필요하다라고 했는데 어떤 게 앞으로 필요한지 간략하게 답변을 해 주시죠.

[임을출]
일단 남북 간 신뢰가 너무나 추락돼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작은 실천을 통해서라도 남북 간에 신뢰를 회복하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저는 그런 측면에서 북한 내외의 코로나19 상황을 주목해야 된다고 봅니다. 지금 북한이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대화라든가 남북 협력을 하고 싶어도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북한도 코로나 상황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그런 맥락에서 저는 방역물자 지원이 지금 단계에서는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니까 창의적이라는 게 거창하고 뭔가 더 우리가 예상할 수 없는 그런 부분들이 아니라 우선은 작은 행동과 실천을 통해서 북한의 신뢰를 다시 얻어내는 것, 이게 저는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문성묵]
저는 지금 이렇게 남북관계가 꼬인 것은 어떤 해법, 방법의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의지의 문제라고 보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저는 창의적 어떤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노력도 물론 해야겠습니다마는 정말 정확한 의지, 진정성 의지를 갖도록 만들기 위한 그런 노력. 그런 노력이 지금으로서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일단 북한이 북미대화 문턱은 상당히 높여놓은 상황인데 어떤 창의적인 해법이 나올지는 지켜보겠습니다. 문성묵 한국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그리고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두 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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