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성소피아의 박물관 지위 취소...모스크로 전환

터키, 성소피아의 박물관 지위 취소...모스크로 전환

2020.07.11. 오전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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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성소피아 박물관이 85년 만에 박물관 지위를 잃었습니다.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현지시각 10일 성소피아의 지위를 박물관으로 정한 1934년 내각회의 결정을 취소했습니다.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성소피아는 1453년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한 술탄 메흐메트 2세의 개인 재산이었다"며 "공화국 수립 이후 술탄의 재산을 관리하는 재단 소유물이자 모스크로 대중에게 개방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 성격이 모스크로 규정됐고 그 외의 사용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모스크로 사용을 종료하고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규정한 1934년 내각 결정은 법률에 어긋난다"고 덧붙였습니다.

AFP 통신은 이 결정이 재판관 전원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최고행정법원의 결정이 나온 직후 성소피아를 모스크로 개조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성소피아 대성당은 동로마제국 황제인 유스티니아누스 1세가 537년 콘스탄티노플, 즉 현재의 이스탄불에 건립해 916년간 정교회의 총본산이었습니다.

그러나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면서 오스만 제국의 황실 모스크로 개조됐습니다.

세계 1차대전으로 오스만 제국이 멸망한 후 터키 공화국의 초대 대통령이 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강력한 세속주의를 앞세워 1934년 내각회의에서 성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듬해인 1935년 성소피아 박물관이 개장했습니다.

이후 성소피아는 연간 약 4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터키 최대의 관광 명소가 됐으며, 성소피아 박물관이 속한 이스탄불 역사지구는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이슬람주의를 앞세운 정의개발당 소속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이 이어지면서 성소피아를 다시 모스크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이에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지난달 성소피아의 지위 변경 안건에 대한 심의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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