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안먼 시위 31주년...홍콩서 수만 명 촛불 시위

텐안먼 시위 31주년...홍콩서 수만 명 촛불 시위

2020.06.05. 오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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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대 학생들, 톈안먼 시위 31주년 추모식 거행
경찰, 8명 이상 모임 불허…몽콕에서 충돌하기도
홍콩 입법회 ’중국 국가 모독 행위 처벌법’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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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6·4 톈안먼 민주화운동' 31주년을 맞아 침묵만 흘렀던 중국과 달리 홍콩에서는 수만 명의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입법회가 '중국 국가 모독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자 야당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박철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89년 톈안먼 사태 이후 31년 세월이 지난 어제 오후 홍콩대학교 교정입니다.

톈안먼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조각상 앞에 검은 옷을 입은 홍콩대 학생들이 모여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숨진 희생자를 상징하듯 뒤틀어진 몸과 일그러진 얼굴을 조각해놓은 '수치의 기둥'이란 이름의 조형물을 학생들은 닦고 또 닦았습니다.

[에디 제 / 홍콩대 학생회장 : 6월 4일 톈안먼 사건으로 희생당하고 중국 정권에 의해 탄압받은 사람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입니다.]

이 밖에도 홍콩에서는 톈안먼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소규모 촛불 시위가 몽콕 등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홍콩 경찰은 당초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8명을 초과하는 어떠한 모임도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홍콩 정부는 3천여 명의 경찰을 시내 곳곳에 배치했으며, 몽콕 지역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찰 불허에도 불구하고 저녁 8시쯤에는 시민 수만 명이 모인 가운데 빅토리아 공원에서 31주기 추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입법회는 중국 국가 모독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법안을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앤드루 렁 / 홍콩입법평의회 의장 : 43명 투표자 중 41명 지지, 1명 반대, 기권은 없습니다. 현재 참석자 중 50% 이상 찬성했기 때문에 법안은 가결됐습니다.]

입법회 회의장은 이내 야당 의원들의 고성과 야유가 빗발쳤고, 물리적인 충돌도 빚어지는 등 한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홍콩에서는 '자유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톈안먼 사태 31주년을 맞아 홍콩 시민들의 결속력은 이전과 달리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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