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다시 떠오르는 92년, LA의 악몽

[뉴스큐] 다시 떠오르는 92년, LA의 악몽

2020.06.01. 오후 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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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죠.

1992년의 악몽이 떠오릅니다. 92년 LA의 모습인데요.

미국 도심의 모습이라고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전쟁터를 방불케하지요.

1992년 4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인종 갈등으로 벌어진 시위입니다.

이 시위는 약탈과 방화로까지 이어졌고, 당시 한인 교민들의 피해가 상당했습니다.

미국에서 일어난 인종 갈등 사건 중 최악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현재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는 시위는, 경찰의 과도한 진압으로 흑인 청년이 숨지면서 시작됐죠.

1992년 시위 역시 시작은 인종 차별이었습니다.

1991년 경찰의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과속하던 흑인 로드니 킹이 백인 경찰관 4명에게 무자비하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주민이 촬영한 이 장면이 방송되면서 흑인 사회가 술렁였습니다.

경찰의 명령을 무시한 건 잘못된 일이지만,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사람을 때린 건 인종차별 행위 아니냐는 비난이 터져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킹을 구타한 경찰관 4명이 무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죄 평결한 배심원단은 전원 백인이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LA지역 흑인들은 격분했습니다.

분노가 폭발한 흑인들은 거리로 뛰쳐나왔고 상점에 돌을 던지고 불을 지르고, 약탈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나가던 백인 운전자를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깨진 유리창과, 그을린 차량이 도심 곳곳에 나뒹굴었습니다.

미국 당국은 급기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까지 동원했습니다.

무법 지대가 된 LA에서는 우리 한인 교민들의 피해가 특히 컸습니다.

한인 타운은 백인 거주 지역과 흑인 밀집 지역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방화와 약탈의 대상이 됐습니다.

우리 교민 한 명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현재 미국에서 번지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갈수록 격화되고, 상점 약탈과 방화로 이어지자

한인 교민들도 긴장하기 시작했습니다.

1992년 LA의 당시 악몽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경한 대응을 거론하고 있고 미국 국방부도 언제든 연방군대를 투입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긴장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집계된 한인 상점의 재산 피해는 총 26건입니다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미 대사관 등 우리 외교 당국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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