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인종차별에 성희롱까지...독일 유학생 부부 '봉변'

'코로나' 인종차별에 성희롱까지...독일 유학생 부부 '봉변'

2020.04.28. 오전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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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독일 수도 베를린의 지하철에서 한국 유학생 부부가 현지인들에게 인종차별과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피해 사례가 잇따르면서 교민과 유학생의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독일 현지 시각 26일 새벽,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30대 유학생 부부가 느닷없이 봉변을 당했습니다.

같은 칸에 탄 청년 5명이 이들 부부를 향해 '코로나'라고 놀려대며 시비를 걸었습니다.

[이 모 씨 / 독일 유학생 : 저희 만난 순간부터 '해피 코로나, '코로나 파티' '코로나 데이' 이러면서 여러 차례 코로나에 대한 언급으로 말을 건넸고요.]

유학생 부부가 인종차별이라고 강하게 항의하자 한 백인은 성희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 모 씨 / 독일 유학생 : 아내한테 결혼은 했냐, 섹시하다.. 혀를 날름거리면서 키스하고, 성적으로 모멸감을 줄 수 있는 행위들을 묘사했어요.]

현지인 청년들과 실랑이가 벌어지면서 아내 김 씨는 팔과 손목 등을 다쳤고, 급기야 복통을 일으키며 쓰러졌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출동한 독일 경찰은 이들 부부를 되레 훈계했고, 우리 대사관의 공식 항의를 받은 뒤에야 뒤늦게 독일인 남녀를 입건했습니다.

[박성수 / 독일 주재 총영사 :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보고 경찰에 강력히 항의했고 경찰이 정식 사건으로 접수하게끔 조치를 취했습니다.]

독일 한인 사이트에는 유사한 인종차별 피해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한 교민은 지난 2월 중순 저녁 10시쯤 비스바덴으로 돌아가는 열차 안에서 20대 독일 여성에게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했습니다.

[이현배 / 독일 교민 : 박쥐 좀 먹지 마라. 박쥐 먹는 바람에 독일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잖아.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독일 경찰의 소극적 대응 속에서 아시아계를 향한 욕설과 폭행 등 인종차별 피해 사례는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kyoj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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