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서도 아시아인 폭행 피해..."코로나 바이러스 싫어"

런던서도 아시아인 폭행 피해..."코로나 바이러스 싫어"

2020.03.04. 오전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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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서도 아시아인 폭행 피해..."코로나 바이러스 싫어"
사진 출처 = Facebook 'Jonathan M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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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한복판에서 싱가포르 유학생이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앞서 한 중국인이 호주에서 중국어를 사용했다가 현지인에게 폭행당한 사실이 알려진 데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아시아인 피해 사례가 또 나왔다.

지난 3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BBC는 싱가포르 출신 유학생 조너선 목(Jonathan Mok, 23) 씨가 지난달 24일 밤 옥스퍼드 스트리트를 걷던 중 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전했다. 런던 소재 대학교 학생인 그는 20살쯤으로 보이는 3~4명의 현지인 청년들과 시비가 붙었다.

목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기도 했는데, 그는 "무리 중 한 명이 나를 쳐다보면서 무언가 말을 하는 걸 봤다"라며 "그 말 중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단어가 들렸다"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뒤를 돌아봤는데 그 남성이 나를 째려보고 있었다. 남성은 '뭘 보냐'고 소리치면서 갑자기 얼굴을 여러 번 때렸다"라고 전했다. 일행 중 또 다른 한 명은 그를 발로 차기까지 했다.

목 씨는 "그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고, 내가 그를 헤친 것처럼 뻔뻔하게 소리를 질렀기 때문에 당황했고 화가 났다"라고 말했다.

특히 발로 차던 남성은 "내 나라에 너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는 게 싫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얼굴을 가격당한 목 씨의 코에서는 피가 흘러 길가에 튈 정도였다.

이로 인해 목 씨의 얼굴 뼈 일부에 금이 갔고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해졌다. 한쪽 눈은 심하게 피멍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폭행범들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 현장에서 도망간 것으로 알려졌다.

목 씨는 "코로나19는 인종차별을 하는 이들에게 증오의 변명거리가 되고 있다"라며 "중국인처럼 보이는 이들은 서비스를 거부당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런 인종차별 경험이 아름다운 도시의 이미지를 망치는 것이 유감스럽다"라고 지적했다.

목 씨는 이날 자신의 폭행 장면을 목격하거나, 가해자들을 아는 이들을 애타게 찾고 있다. 그는 "가해자들을 아는 분은 저에게 연락주시거나 영국 경찰청에 신고해달라"라며 "현장에서 영상을 찍고 경찰에 신고해주신 여성분도 연락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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