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부,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두고 '명분 쌓기' 나서

日정부, 원전 오염수 해양 방출 두고 '명분 쌓기' 나서

2020.02.27. 오전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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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멜트다운’…폐로 결정
방사능 오염수 매일 170톤 발생…110만 톤 쌓여
日 정부, 지난달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출’ 가닥
그로시 IAEA사무총장, 26일 후쿠시마원전 첫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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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에서 매일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이 해양 방출을 염두에 두고 국제적인 명분 쌓기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취임 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라파엘 그로시 IAEA사무총장을 극진하게 환대했습니다.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대해 IAEA의 양해를 얻어내겠다는 노림수가 엿보인다는 지적입니다.

박철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는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이른바 '멜트 다운' 이후 무려 40년이나 걸리는 폐로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문제는 폐로 과정에서 지하수나 빗물에 섞인 방사능 오염수가 매일 170톤씩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원전 부지를 빼곡히 채울 정도로 대형 탱크의 오염수는 이미 110만 톤에 달하지만 2년 뒤에는 놓을 곳조차 없다는 것이 일본의 고민입니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 전문가 회의를 열고 방사능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해 처리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후쿠시마 원전을 찾았습니다.

총리 관저를 찾은 그로시 사무총장을 앞에 두고 아베 총리는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오염수 해양 방출을 염두에 둔 듯 IAEA를 한껏 치켜세웠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일본은 전쟁에서 핵무기의 희생자를 낸 유일한 나라로서 핵 비확산의 초석인 IAEA의 활동을 대단히 중시하고 있습니다.]

NHK는 그로시 사무총장이 "어디까지나 일본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강조한 뒤 "과학적인 관점에서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나타냈다고 전했습니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 IAEA 사무총장 : IAEA와 일본은 많은 분야에서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제가 여기 오고 싶었던 이유입니다.]

NHK는 또 그로시 사무총장이 "IAEA가 뜬소문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올여름 올림픽을 치러야 하는 일본이 뜬소문 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모양새로 보입니다.

생태계에 심각한 해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하기 위한 일본의 국제적 명분 쌓기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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