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팩트체크] 전 세계에 퍼진 예방법, 알고 보니 가글 홍보?

[코로나19 팩트체크] 전 세계에 퍼진 예방법, 알고 보니 가글 홍보?

2020.02.25. 오후 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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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팩트체크입니다.

바이러스와 함께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전방위로 퍼지고 있습니다.

특정 업체 가글액을 쓰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등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 있다는 사람의 글이 대표적인데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로 퍼진 이 글의 출처와 진위를 확인했습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의 미국 친구 경고?

최근 카카오톡과 인터넷에서 급속도로 퍼진 글입니다.

'우한 연구소로 파견되는 A 씨 미국 친구'의 글이라며, 코로나19와 감기 증상을 구별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증상만으로 두 질병을 구별할 순 없습니다.

왜 이런 글이 퍼졌는지, A 씨에게 물었습니다.

A 씨는 재미교포 친구가 보내준 글을 한국어로 번역해 주변 사람들에 보냈다고 털어놨습니다.

[A 씨 : ((선생님께서) 우한 연구소로 파견되시지는 않으셨죠?) 그건 아니고 미국에서 내가 친구한테 (해당 글을) 받은 건데 그거를 번역하다 보니까…. 내 친구라고 이름을 밝혀버렸어요. (이거를 번역만 해주신 거예요?) 그렇죠. 네네.]

실제로 A 씨가 처음 보냈다는 21일부터 해당 글은 국내에서 빠르게 퍼졌습니다.

그렇다면 원문을 작성한 사람은 누굴까?

[A 씨 : (이걸 맨 처음에 작성하신 분은 누구세요?) 모르겠어요. (글을 보낸 재미교포) 친구도 미국에서 돌아다니는 글 속에, 초창기에 그런 게 한 번 돌았지 싶어요. 다른 데서 돌아다니는 걸 받아서 나한테 보내준 거지, 그 친구가 직접 작성했고 이런 건 아니에요.]

▲ 전 세계에 퍼진 가짜뉴스

영어로 된 해당 글은 지난달 말부터 중국과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 세계에 퍼졌습니다.

원문은 그대로인 채 소개 문구만 조금씩 다릅니다.

'화학 전문가인 친구한테 받았다', '사스 예방 연구소에 있는 홍콩 의사한테 받았다' 등 대부분 전문가의 권위에 기대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확인한 어떤 글에서도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사람'이 맞는지, 근거가 적혀 있거나 검증된 건 없었습니다.

심지어 이 같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는 국내 일부 언론을 통해 기사화까지 됐습니다.

기사에 등장하는 사진 속 의사는 코로나19와 무관한 정형외과 소속입니다.

▲ '베○○ 가글액' 쓰면 코로나 예방?

'특정회사(베○○) 가글액으로 양치하면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

문제의 글, 마지막 문장입니다.

실제로 이 회사 제품이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홍보 글은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해당 제품은 해외 직구로만 살 수 있어,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국내에서 살 수 있는 같은 회사, 같은 성분의 스프레이 제품은 최근 매출이 600% 늘었습니다.

하지만 가글은 코로나 예방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박홍준 /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 : 가글 용액이 닿는 부위가 구강하고 인후(목구멍)는 닿지만, 코 속이나 코 뒤쪽에 있는 점막에는 가글이 닿지 않기 때문에 그것으로써 모든 호흡기 부분을 막아낼 수는 없다.]

불안감을 등에 업고 전 세계에 퍼진 사실상의 가짜뉴스.

혼란 속에 웃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YTN 한동오입니다.


취재기자 한동오 hdo86@ytn.co.kr 인턴기자 김미화 3gracepe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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