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차관이 올린 크루즈 내부...'종이 한 장' 허술한 관리에 비난

日 차관이 올린 크루즈 내부...'종이 한 장' 허술한 관리에 비난

2020.02.21.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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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차관이 올린 크루즈 내부...'종이 한 장' 허술한 관리에 비난
사진 = 하시모토 가쿠 부대신이 트위터에 올렸다가 삭제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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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대형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지난 19일 기준으로 총 62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20일에는 80대 남녀 일본인 두 명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일본 후생노동성 차관급인 하시모토 가쿠 부대신이 트위터에 올린 크루즈 내부 사진이 비판에 직면했다. 후생노동성은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을 책임지는 주요 부처 중 하나다.

20일 오전 하시모토 부대신은 트위터에 "현장은 이런 느낌. 이미지에서 글자를 읽기 어렵지만 왼쪽이 '청결 통로'(淸潔ルート), 오른쪽이 '불결통로(不潔ルート)'"다 라고 적으며 사진을 첨부했다.

문제는 사진 속 '청결 통로'와 '불결 통로' 구분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종이에 통로 구분을 적어 붙여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이동하는 문을 나눠 관리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문을 통하면 결국 한 장소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누리꾼들은 "이 사진을 진지하게 올렸다면 일본 국회의원 수준은 우리의 예상을 훨씬 밑도는 것", "어떤 통로를 통과하든 바이러스가 마음껏 오가는 공간이다"와 같이 날 선 비난을 했다.

또 이 크루즈 내부에는 56개 나라 국적자가 탑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글씨가 일본어로만 적혀 있다는 점에서 현지 누리꾼들의 지적을 받았다.

사진이 촬영된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하시모토 부대신이 크루즈 내 검역 체계를 보여주려 올린 사진이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선내 허술한 관리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자 하시모토 부대신은 해당 사진을 약 2시간 만에 트위터에서 삭제했다.
사진 = 이와타 교수 유튜브 화면 캡처

크루즈 내부의 허술한 관리는 앞서 후생노동성의 파견 의료팀 자격으로 크루즈선에 탑승했던 고베대학교 감염증내과 이와타 켄타로 교수가 지적한 것과 맞물리는 부분이다.

지난 18일 이와타 교수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내부 상황이 정말 심각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어도 어쩔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이것은 일본의 실패"라고 정부 대응을 비판했다.

특히 이와타 교수는 선내의 안전 구역과 감염 구역이 전혀 구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없는 그린존과 위험한 레드존을 구분하고 레드존에서는 방호복을 입어야 한다. 이런 구별에 의해 바이러스로부터 몸을 지키는 것이 우리 세계의 철칙"이라면서 "하지만 배 안은 그린도 레드도 없이 엉망진창이다. 어디가 위험한지 아닌지, 어디에 바이러스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라고 폭로했다.

그러나 이와타 교수는 하루 만에 크루즈에서 쫓겨났다면서 후생노동성 고위 책임자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를 하선하도록 한 것 역시 하시모토 부대신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시모토 부대신은 이와타 교수의 승선에 대해 "현장 책임자로서 알지 못했다. 전문가라는 분이 검역 중인 크루즈에 침입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라고 반박했고, 이후 이와타 교수는 "더 이상 논의를 이어갈 수 없다"며 폭로 영상을 삭제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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