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고아' 캥거루에 '엄마 주머니'를...특별한 프로젝트

'산불 고아' 캥거루에 '엄마 주머니'를...특별한 프로젝트

2020.01.27. 오전 00:1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사상 최악의 산불 사태를 겪고 있는 호주는 사람뿐 아니라 야생 동물에게도 '죽음의 땅'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캥거루와 코알라 등을 돌보기 위한 특별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희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한 동물원.

도란도란 모인 여성들이 재단을 하고 부지런히 재봉틀을 돌립니다.

꼼꼼한 바느질 끝에 완성한 것은 귀여운 주머니,

그 주인은 바로 호주를 집어삼킨 산불로 부모를 잃은 코알라와 캥거루 등 야생동물들입니다.

[앰버 파조프스키/美 오클랜드 동물원 사육사 : 산불로 어미가 죽거나 버려진 동물들에게 이 주머니가 필요합니다. 위안과 안정감을 주니까요. 사람이 아기를 포대기로 감싸는 것과 같죠.]

폴란드의 이 여성들도 호주 산불로 인한 고아 동물 보호에 뜻을 함께했습니다.

이들이 만든 반원 모양의 주머니는 고아 캥거루를 돌볼 자원 봉사자들에게 전달돼 따뜻한 '엄마 주머니'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안나 위탄스키/ 자원봉사팀 리더 : 제 아들이 불이 난 수풀에서 도망가려다 불에 타버린 캥거루 사진을 보고 너무 슬퍼하며 이 활동을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어머니를 졸라 이 봉사 활동을 조직하게 한 안토니 군의 소망은 이렇습니다.

[안토니 위탄스키/자원봉사자 아들 :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주머니 하나씩만 바느질하면 모든 캥거루를 살릴 수 있을 거예요.]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호주 산불은 지금까지 남한 면적보다 넓은 천백만 헥타르를 태웠고, 야생동물도 10억 마리 이상 희생됐습니다.

캥거루만 해도 수천 마리가 졸지에 고아가 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호주의 동물 구호 단체가 시작한 동물 보호 주머니 만들기 캠페인에 세계 각지에서 온정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YTN 김희준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