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화산 폭발 배경으로 결혼식 올린 부부

필리핀 화산 폭발 배경으로 결혼식 올린 부부

2020.01.14. 오전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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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화산 폭발 배경으로 결혼식 올린 부부
사진 출처 = 란돌프 에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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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으로 지난 12일 오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km 떨어진 탈(Taal) 화산이 폭발한 가운데, 한 필리핀 부부가 이를 배경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필리핀의 치노와 캣 바플러 커플은 화산재가 솟구치던 이 날 탈 화산에서 약 16km 떨어진 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웨딩사진 작가 란돌프 에반이 폭발한 화산을 배경으로 진행된 두 사람의 결혼식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에반은 CNN에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계속해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화산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라며 "실시간으로 발표되는 경고와 경보 단계 격상을 알고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뿐 아니라 에반은 "우리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계속 논의했다"라며 "결혼식장에 있는 하객들이 신랑 신부와 함께 침착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예식이 끝난 후 에반은 폭발한 화산재를 배경으로 한 결혼식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결혼식이 잘 마무리됐다'라고 적었다.

결혼식은 대피령이 내려진 곳에서는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진행됐지만, 화산 연기로 가득한 이 결혼식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여러 외신에서도 이미지를 소개하고 있다.

필리핀 화산지진연구소는 탈 화산의 폭발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추가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탈 화산섬과 인근 마을 주민 1만여 명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경계 수위를 5단계 중 4단계로 격상했다. 유해한 폭발성 분화가 몇 시간 또는 며칠 안에 이뤄질 가능성을 예견한 수준이다.

이번 화산 폭발로 화산재는 10km~15km 높이까지 솟구쳤고 필리핀 마닐라 공항과 마닐라 북쪽 클락 공항 활주로에 화산재가 떨어지면서 항공기 운항은 무기한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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