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美 공습으로 이란 사령관 사망...중동 정세 일촉즉발?

[뉴스큐] 美 공습으로 이란 사령관 사망...중동 정세 일촉즉발?

2020.01.03. 오후 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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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그다드 미국 대사관 습격 사건 이후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내용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인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일, 바그다드 공항 인근에서 이란 군부의 실세로 꼽히는 인물이 미군 로켓탄 공격에 사망한 겁니다.

이번에 사망한 솔레이마니 장군은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의 총사령관으로, 중동 일대의 질서를 이란에 유리하게 재편하려는 노력을 주도해 온 인물입니다.

구체적으로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등 국외의 '친이란' 무장조직이나 정부군에 대한 지원과 지휘를 담당했는데요.

지난해 미국 대테러센터는 솔레이마니를 '중동 최강의 장군', '이란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람'이자 유력한 대선 주자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이 줄어드는 걸 원치 않는 미국의 입장에선 그야말로 '눈엣가시' 같은 인물인데요.

솔레이마니가 이라크 민병대를 움직여 미국과의 대리전을 준비해 왔다는 관측도 있었습니다.

때문에, 미국은 솔레이마니를 자국의 이익과 안전을 위협하는 핵심인물로 간주하고 제거를 노려왔습니다.

이번에도 미 국방부는 솔레이마니가 미국 외교관에 대한 공격을 계획했다며 공습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또 이번 공습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미국 성조기만 있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별다른 설명이 없어서 무슨 의미인지 단언할 순 없지만, 마치 승리를 자축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분명한 건 이번 사건으로 이란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건데요.

외신들은 이번 사건이 중동 정세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분위기인데, 뿐만 아니라, 국제 유가가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 발생 전부터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란과 북한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잘못됐다는 비판을 쏟아냈는데요.

이 내용은 김원배 기자의 리포트 보고 오시죠.

[기자]
'트럼프는 북한에 설탕을, 이란에는 식초를 줬지만, 그 어느 것도 효과가 없어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지시각 2일 이런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북한에 대해 각각 강경, 유화 정책이라는 상반된 전략을 펼쳤지만 두 가지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러한 상반된 접근법 사이에 일맥상통하는 부분은 정작 두 가지 방식 모두 트럼프 외교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포나 존경을 이들 나라에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다는 싱가포르 계약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적 주장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위원장은 지금 드러내놓고 그 계약을 어기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에서의 전례 없는 사진 촬영 등과 같은 상징적인 양보를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징후로 볼 때 북한이 핵 관련 시도를 줄이기 위해 한 일은 거의 없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 상황을 두고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이란에 대해 상반된 반응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별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란에 대해서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다. 경고가 아니라 협박"이라며 훨씬 더 강경하게 언급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근본적인 문제는 북한과 이란 어느 쪽도 가장 최근의 도발에 따른 결과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 않으며, 도발이 갈수록 도발적이 돼 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욕타임스도 현지시각 1일 '트럼프는 이란을 고립시키고 북한을 매료시키겠다고 장담했다. 그건 그렇게 쉽지 않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실패를 비판했습니다.

리처드 하스 미 외교협회 회장은 뉴욕타임스에 "이란에 대해서는 외교를 너무 거부했고 북한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외교를 청했다"고 위기 원인을 진단했습니다.

YTN 김원배입니다.

[앵커]
미국 언론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양대 외교 난제'로 지적한 또 다른 축이죠.

북한도 연일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자신들의 존엄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에는 즉각적이고 강대한 타격을 안겨야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싣기도 했는데요.

최근 도발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북한을 향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도 메시지를 냈습니다.

'정치적 합의가 최선'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도발 자제를 촉구했는데요.

또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한미 군사훈련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며, 압박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 내용은 워싱턴에서 강태욱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에스퍼 장관은 북한과 관련한 최상의 경로는 한반도를 비핵화하는 정치적 합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런 만큼 김정은과 지도부에 협상 테이블에 다시 와서 앉을 것을 분명히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더욱 중요한 것은 합의 도출을 위해 외교관들의 외교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며 김정은에 자제를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이와 함께 북한이 다른 길을 택할 경우에 대해 군사력을 통한 압박도 잊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연말부터 견지해 온 북한의 이른바 나쁜 행동을 억지할 미군의 대비태세를 확신한다는 겁니다.

[마크 에스퍼 / 미국 국방장관(지난달 20일) : 만약 필요하다면 오늘 밤 싸워서 이기는 것입니다. 그것에 대해 확신하고 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또 북미 실무협상을 위해 축소해 온 한미 군사훈련 재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다음 행동에 따라 살펴볼 대목으로 앞으로 몇 달 동안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외교적 방법을 통한 대북 문제 해결 원칙을 재확인함으로써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면서도 대비태세와 함께 북한이 껄끄러워하는 군사훈련 재개까지 언급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셈입니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김 위원장에게 '옳은 결정'을 촉구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방향은 일단 대화에 방점을 뒀습니다. 얼마만큼 외교력을 발휘해 현실화할지가 관건입니다.

워싱턴에서 YTN 강태욱[taewook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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