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에 '마스카라'가 필요한 이유는?

고슴도치에 '마스카라'가 필요한 이유는?

2019.11.30. 오전 06:2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영국의 한 야생동물 구호센터에 여성들의 화장 도구로 쓰이는 '마스카라' 솔 기부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아기 고슴도치를 비롯한 동물들 돌봄에 유용한 장비라는데요, 어떻게 쓰이는지 김희준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한 올 한 올, 정성스런 미용 서비스를 받는 아기 고슴도치.

빗질 도구는 다름 아닌 속눈썹 화장에 쓰이는 마스카라 솔입니다.

이런 돌봄을 받는 건, 가시 속에 숨어있는 벌레와 곤충 알 등을 털어내기 위해서입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바로 '애정'입니다.

[키이스 말리 / 야생동물 구호센터 설립자 : 마스카라 솔로 어린 동물들을 쓰다듬고 털을 다듬으며 안정감을 줍니다. 또한 자신들이 사랑받고 보살핌을 받는다는 느낌도 갖게 해주죠.]

원래 부모 고슴도치가 핥아줘야 할 몫인데, 아기들만 두고 겨울잠을 자러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플로 블랙본/ 야생동물 구호센터 매니저 : 아기 고슴도치들은 아직 스스로 겨울잠을 잘 만한 몸무게가 아닙니다. 그랬다가는 기생충과 진드기, 벼룩 등의 공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등에 끈적한 것이 묻어 다친 채로 발견된 이 아기 박쥐도 마스카라 솔 목욕 덕을 봤습니다.

이 동물 구조센터는 이처럼 어린 야생동물을 돌보는 데 마스카라 솔이 유용하다며 SNS에 기부를 호소했더니 무려 25만 개가 배달돼왔다고 합니다.

우편물은 지금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소한 사람 손을 타면서 최대한 어미 손길처럼 느끼게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란 평가입니다.

[알라스테어 켐프 / 수의사 : 어떤 모습, 어떤 크기의 야생 동물이든 다룰 때는 스트레스를 줄이거나 없게 하도록 조심해야 하죠.]

작은 기부가 모여져 어린 동물들이 나야 할 추운 겨울이 따뜻하고 건강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YTN 김희준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