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의 그늘' LA 지하철역에 울려퍼진 노숙자의 노래

'호황의 그늘' LA 지하철역에 울려퍼진 노숙자의 노래

2019.10.06. 오전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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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LA의 지하철역에서 50대 노숙자가 수준급의 성악 실력을 뽐내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영상이 SNS를 타고 빠르게 확산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LA 노숙자 실태가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조수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허름한 차림에 잡동사니를 잔뜩 든 여성이 지하철역 승차장에 홀로 서 있습니다.

청아한 목소리로 푸치니의 아리아를 부르며 감미로운 오페라 무대를 선사합니다.

한 경찰관이 이 장면을 영상에 담아 SNS에 올렸는데, 순식간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지하철역 아리아'의 주인공은 3년 전부터 노숙 생활을 해온 52살 에밀리 씨.

과거, 건강 문제로 바이올린 강사직을 잃은 뒤 길거리 연주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바이올린을 도둑맞으면서 거리를 전전하게 된 겁니다.

[에밀리 자무르카 / 52살 : 바이올린을 잃은 것은 3년 전쯤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생활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현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모금 활동이 펼쳐진 가운데, LA의 노숙자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올랐습니다.

올해 LA 카운티의 노숙자 수는 지난해보다 12% 급증했고, LA 시 권역으로만 보면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LA가 곧 뉴욕을 추월해 미국에서 노숙자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될 것으로 현지 당국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백악관 관리들이 LA 시청을 방문해 가세티 시장 등과 머리를 맞대는 등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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