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송환법' 철회 발표에도 반발 계속

홍콩 '송환법' 철회 발표에도 반발 계속

2019.09.05. 오후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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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 어제 송환법 공식 철회 발표
조슈아 웡 "계속 싸울 것…민주·자유 이뤄야"
어제 홍콩 항셍지수 4% 급등…"해결 기대감"
이번 주말 시위가 사태 전망 가늠자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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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캐리람 홍콩 행정 장관이 송환법의 완전 철회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시위 지도자들은 '너무 늦었다'면서 나머지 4개 요구 사항도 수용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사태가 가라앉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베이징 연결해 이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강성웅 특파원 !

어제 캐리 람 행정 장관이 송환법 완전 철회를 발표했는데요.

시위 지도부의 입장이 나왔습니까?

[기자]
우선 이번 시위의 방향을 잡는 역할을 하는 조슈아 웡은 중국은 다음 달 1일 국경절까지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타이완을 방문 중인 조슈아 웡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홍콩은 물론 중국도 민주주의와 자유를 누리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AP통신은, 자신을 찬이라고 소개하고 얼굴은 가린 한 청년 운동가가 기자회견에서, 다른 4개의 요구가 모두 받아들여지기 전까지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청년 운동가는 또 캐리 람 행정장관이 2달 전에 철회를 했다면 사태가 수습됐을 수도 있었다면서 지금은 늦었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썩은 살에 반창고를 붙이는 격이다'는 표현도 썼습니다.

홍콩의 야당 의원인 클라우디아 모는, 캐리 람이 시민과 대화를 시도하는 것을 석 달 동안 잠에 빠져 있다가 산불을 끄는 데 정원 호스를 들고 나온 격이라며 조롱했습니다.

[앵커]
어제 캐리 람 장관이 이른바 송환법만 완전 철회를 선언하고 나머지는 받아들이지 않은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캐리람 장관은 우리 시간으로 어제 저녁 7시에 대국민 녹화 연설을 통해 범죄인 인도법, 이른바 송환법을 공식 철회한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시민들의 5대 요구 사항 가운데 1번인 송환법 완전 철회를 전격 수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각계각층, 특히 젊은 세대와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4개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수용되지 않은 4개 요구사항은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의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그리고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입니다.

이 중에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대해 독립적으로 조사해 달라는 부분에 대해, 경찰민원처리위원회 라는 기존의 기구에 2명을 추가로 지명하겠다고 말했는데 이것도 시위대의 독립적 조사 요구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특히 체포된 시위대의 무조건 석방 요구에 대해서는 법치주의에 어긋난다면 거부했습니다.

캐리람 행정장관은 나아가 지금 시급한 것은 폭력 의 중단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법 집행을 엄격히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송환법 철회라는 성과를 거뒀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홍콩시민들은 홍콩 정부와 여당이 강력하게 밀어 부쳤던 송환법을, 석 달간의 격렬한 시위로 백지화 시켰습니다.

어제 홍콩 주식시장도 정부가 송환법을 완전 철회 할 것이라는 예상 보도가 나온 직후 치솟기 시작 했습니다.

홍콩의 항셍지수는 전날 보다 4%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정부의 발표로 이제 사태가 진정되고 경제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입니다.

홍콩의 스태리 리 여당의원은 이제 시위대가 정부의 발표를 수용해 앞으로 나아가자고 촉구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홍콩 시위, 이제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시위 지도부는 이번 주에 예정된 집회를 그대로 강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어제 캐리 람 장관의 발표가 나온 뒤에도 일부 홍콩 젊은이들은 지하철역에 모여 자유를 위해 싸우자고 외치다가 경찰에 의해 해산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가 송환법 반대로 촉발됐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과 행정장관 직선제 같은 민주화 요구로 이어지고 있어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입니다.

하지만 송환법 완전 백지화라는 성과를 얻었고 폭력시위나 공항점거 등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나오고 있는 만큼 시위 주도세력이 강경 일변도로 나아가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번 주말 상황을 보면 어떻게 될지 조금 더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중국 정부는 어제 송환법 철회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더 할 말이 없다며 논평을 회피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그때그때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기 보다는 일단 홍콩 행정장관이 중심이 돼서 사태를 해결하는 것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입니다.

YTN 강성웅[swk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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