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韓에 국가 간 약속 준수 촉구"...日 여론전

아베 "韓에 국가 간 약속 준수 촉구"...日 여론전

2019.08.27. 오전 11:1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G7 정상회의 무대를 통해 한국이 국가 간 약속을 준수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일본 정부와 언론의 한국 비판 여론전이 거셉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얘기 나눠봅니다. 김희준 기자!

아베 총리가 G7 정상회의 계기에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비판하며 한국에 약속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고요?

[기자]
아베 총리가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한일관계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한국 정부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을 위반하고,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도 선언했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면서 "한 나라와 다른 나라의 상호 신뢰를 해치는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한국은 국가와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회견 내용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불행히도 한 나라와 다른 나라의 신뢰를 갉아먹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유감스럽습니다. 무엇보다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이 존중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싶습니다.]

아베 총리는 다만 G7 회의를 계기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아베 총리는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에도 비슷한 주장을 폈지요?

[기자]
아베 총리는 지난 23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한일청구권협정을 위반해 국가 간 신뢰 관계를 해쳤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강한 유감을 표했는데요.

단 1분 반짜리 회견에서 "한국은 약속을 안 지키는 나라"라는 말을 세 번이나 내뱉었습니다.

한국은 신뢰할 수 없는 나라라고 낙인 찍으며 국제 여론전을 펼친 셈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합의나 강제 징용 문제 등 한일 갈등이 생길 때마다 '한국 때리기'에 집중해 온 행태를 거듭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어제는 일본 보수, 우익 신문들이 우리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죠?

[기자]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4일 G7 정상회의 첫날 회의에서 한국 정부를 비난했다는 보도였습니다.

"한국의 태도가 심하다. 현명하지 않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깔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취지의 발언들을 했다는 겁니다.

극우 신문 산케이 신문 1면에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바라보며 이렇게 한국을 비판하자 아베 총리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는 설명까지 곁들였습니다.

요미우리신문도 한국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이 신문은 같은 날 G7 정상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산케이와 마이니치 등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일본보다 미국 쪽이 곤란해 하고 있다"는 일본 외무성 간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같은 일본 보도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 있을까요?

[기자]
산케이와 요미우리 보도는 일본 정부의 한국 때리기 일환이라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보수·우익 성향인 두 매체만 이런 기사를 실었을 뿐 다른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일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관련 언급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사실을 상당 부분 왜곡했거나 의도적인 오보였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산케이신문은 지난달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발표 당시 관련 소재가 북한으로 밀반출됐을 가능성을 대대적으로 썼는데요.

일본 정부가 오보라고 일축한 적도 있습니다.

때문에 G7 정상회의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일본 정부가 자국에 유리하게 해석해 '언론 플레이'를 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미국산 옥수수 대량 구매에 나선 일본 정부는 한일 갈등 국면에서 무엇보다 대미 설득전에 주력하며 우군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김희준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