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日 "韓 금수 조치 아니야"...여론전 본격화

[취재N팩트] 日 "韓 금수 조치 아니야"...여론전 본격화

2019.08.08. 오전 11: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일본이 예고한 대로 수출 우대국 명단,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빼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경제 보복 조치가 아님을 강조했는데요.

개정안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고 일본 현지 분위기는 어떤지,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조수현 기자!

일본 정부가 27개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우리나라는 제외했는데, 이로 인해 바뀌는 수출 관련 규칙들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일본 경제산업성이 공개한 '화이트 리스트 제외' 시행 세칙을 살펴보면, 특정 품목을 지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지난달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으로 지정했는데, 여기서 추가된 품목이 없습니다.

국제 여론 등을 감안해, 당장 갈등을 더 키우는 것은 자제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모호한 표현으로 큰 틀의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폭넓은 적용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결심만 하면 언제라도 규제 품목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우선, 군사용으로 쓸 수 있는 경우, 포괄허가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규정했습니다.

또, 군사용으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그리고 수출품을 받는 사람이 군 관계 기관이나 군 관계자일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의심되는 경우' '관계자', 이런 단어들로 해석 범위를 넓혔습니다.

시행은 3주 뒤, 오는 28일부터인데요.

일본 정부가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고의로 심사를 지연하거나 불허하는 등 자의적으로 운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일본 정부는 줄곧 '화이트리스트 제외'가 경제 보복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는데, 새로운 언급 나온 게 있습니까?

[기자]
어제 개정안이 공포된 뒤에 일본 정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이 있었는데요.

안보를 이유로 들며, 수출 규제가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따른 보복 조치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무기 등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는 제품을 수출할 때 부적절한 용도로 이용되지 않도록 심사를 하는 제도"라는 설명인데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 일본 관방장관 : 한국의 수출관리 제도와 운용에 불충분한 점이 있었습니다. 금수조치는 아닙니다. 안전보장 면에서 수출 관리제도 운용의 재검토입니다. 한일 관계에 영향 주려고 의도한 것은 아닙니다.]

[앵커]
일본 내 분위기도 궁금한데, 현지 언론은 어떤 보도를 내놓고 있나요?

[기자]
어제 개정안 공포 내용을 전한 일본 신문들은 오늘 조간에서도 관련 보도를 이어갔는데요.

지난달 초,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중 1개 품목 1건에 대해 수출을 허가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요미우리와 산케이신문은 이를 1면 톱 기사로 다뤘는데요.

제재 조치 이후 한 달이 지난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개별허가를 내준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심사 결과 군사 전용 등의 우려가 없으면 수출을 허가한다는 방침과 함께, 한국이 주장하는 금수 조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번 허가를 통해 보여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1건의 허가를 계기로 일본 정부는 수출 규제의 정당성을 펼쳐나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국 내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면서 한국의 반발 여론은 잠재우고, 국제사회에서는 '적절한 수출 관리'라는 논리를 내세우는 여론전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끝으로, 일본 예술제에서 정치적인 압력에 중단된 '평화의 소녀상' 전시 관련 소식도 알아보죠.

일본 시민들 사이에서 '작은 소녀상' 캠페인이 화제라는데, 무슨 내용인가요?

[기자]
'작은 평화의 소녀상을 확산하는 캠페인'이라는 운동인데요.

일상에서 미니어처 '평화의 소녀상'과 사진을 찍어, SNS 공유하는 겁니다.

일본의 한 시민단체가 캠페인을 시작한 올 초부터 현재까지 8개월 동안 120여 장의 사진이 모였다고 합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리고, 사람들의 연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취지라는데요.

최근 일본 예술제 기획전에 출품됐던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된 것과 맞물려, 캠페인 참가자들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