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려 들어갔다"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목격자 증언

"빨려 들어갔다"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목격자 증언

2019.05.30. 오후 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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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변상욱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이연아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사고의 발생 시점부터 한번 차근차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연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사고 발생 당시의 상황이 어땠는지부터 말씀해주시죠.

[기자]
사고는 현지 시각 어젯밤 9시였고요. 우리 시각으로는 오늘 새벽 4시에 발생했습니다.

사고 당시 CCTV 앞서 영상에서 보셨겠지만 대형 유람선, 즉 크루즈가 우리 관광객을 태운 소형 유람선과 추돌하는 장면을 확인을 하셨을 겁니다.

이 두 선박의 체급은 차이가 4분의 1 정도 수준일 정도로 큽니다. 그런데 이 현장에서 사고를 직접 목격하고 신고에 도움을 주신 분을 직접 취재를 했습니다. 사고 당시의 상황을 한번 들어보시죠.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목격자 : 손님들이 배가 부딪히는 것을 보고 '어' 하더라고요. 저도 봤더니 크루즈하고 선박이 부딪히면서, 선박이 옆으로 전복이 되면서 가운데가 분리되면서 바로 크루즈 밑으로 쑥 빨려 들어갔거든요. 크루즈 밑으로 빨려 들어갔고, 크루즈가 그위를 지나가서 한참 뒤에 섰어요. 바로 뒤에 또 다른 크루즈가 따라왔었어요. 크루즈가 두 대가 지나간 거죠. 첫 번째가 사고를 낸 크루즈가 사고를 내고 선 다음, 또 다른 크루즈가 뒤따라서 또 들어온 거죠. (속도가 굉장히 빨랐나요?) 네. 한순간이에요. 한순간에 확 빨려 들어갔어요.]

[인터뷰]
지금 이 인터뷰 내용을 보시면 새로운 사실을 몇 가지 알 수 있습니다. 우리 한국인들이 탔던 유람선이 가운데로 분리가 됐다. 그러니까 두 동강이 났다는 얘기도 있고요.

한 개의 크루즈가 문제가 됐었다면 바로 뒤따라오던 크루즈까지도 문제가 됐던 유람선 위로 지나갔다라는 새로운 이야기를 이 목격자는 하셨습니다.

사고 발생 지점을 보면 부다페스트 국회의사당 인근으로 머르기트 다리 부근입니다. 그러니까 결국에는 추돌로 전복이 되고 급류에 휘말리는 듯해서 빠른 속도로 가라앉았다는 것인데 이 당시 상황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고 합니다.

이거와 관련해서 또 신고에 도움을 주신 분 또 직접 이야기 한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헝가리 유람선 침몰 사고 목격자 : 선착장에 오피스(사무실)이 있어요. 배 회사 오피스(사무실이). 오피스(사무실) 안에 뛰어 들어가서, 헝가리 직원에게 지금 사고 났으니 빨리 신고해달라고. 이후 그 직원이 나와서 보고 얼른 전화했죠. 경찰에게 전화하고.]

[앵커]
이연아 기자가 취재한 목격자의 증언을 들어보니까 이게 주위에 사실 다른 선박들도 다 있었던 거잖아요. 그런데 워낙 사고가 순식간에 일어나서 추가 구조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 만한 그런 여유가 많이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는 있습니다만 추가 구조 속보를 가장 기다리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외교부 현장 연결에서도 짧게 들으셨겠지만 한국인 탑승객 33명 중에서 7명은 이미 사망을 했고요. 19명은 실종이 된 상황입니다. 그리고 생존자는 7명으로 나와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어떤 사람들이 그 배에 타고 있었는지 조금만 더 파악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 패키지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이용했다는 겁니까?

[기자]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었고요. 연령층으로 봤을 때는 중년층이 가장 많았습니다. 한국인 탑승자를 좀 보면 최연장자가 72살이시고요. 그리고 또 최연소자가 6살이었습니다.

이번 여행 패키지는 참좋은여행사에서 내놓은 상품인데요. 패키지 잠깐 설명드리면 크로아티아, 슬로바키아, 발칸 두 개 국이랑 체코, 헝가리, 독일, 오스트리아. 동유럽. 이 4개국을 9일 동안 돌아보는 패키지였습니다.

가격은 200여 만 원 정도가 됐고요. 이 패키지 광고할 때 보면 유럽 2대 야경을 볼 수 있다라고 소개를 했고요. 이 야경 중에는 이번 사고가 난 다뉴브강 야경도 포함이 돼 있었습니다.

사실 계획대로라면 유람선 야경 감상 후에 호텔로 이동해서 휴식을 취한 다음에 다음 날 부다페스트 시내를 관광하는 일정이었지만 이 추돌사고가 발생하면서 모든 것이 무산이 된 겁니다.

[앵커]
사실상 야경을 보는 것이 어찌보면 여행의 메인이 아니었나, 그렇게 얘기를 해 볼 수 있군요. 아직까지 결론이 난 것은 아닙니다마는 현재까지 제기된 사고 원인이 있지 않겠습니까? 정리를 좀 해 주신다면요.

[기자]
일단 현지에서 굉장히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등 궂은 날씨가 하나 있었고요. 그리고 구명조끼 미착용도 꾸준히 문제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 보도, 그리고 방금 들으셨던 사고 목격자 발언의 공통점은 사고가 정말 순식간에 발생했다. 그리고 경고방송도 없었다 이런 얘기들이 있고요. 구조적으로 보면 물이 딱 들어왔을 때 막는 격벽이 없습니다. 그리고 장비가 열악한 부분들이 있고요.

과거에 해당 여행사의 같은 패키지를 이용하는 분도 역시 취재를 했습니다. 그 당시의 유람선의 상황은 어땠는지 먼저 들어보시죠.

[참좋은여행사 패키지 상품 이용자 : 조그만 배였고 사진 찍을 수 있는 가판대가 하나 있고 안에 있을 수 있는 곳 있고 조그만 배였어요.]

[기자]
일단 말씀하신 건 작은 사이즈의 배였다라는 거였는데요. 이거와 추가적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낡은 배였다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 낡은 유람선이라는 의미는 결국에는 외부 충격이 취약하다라고도 반대로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사고 유람선의 이름은 허블레아니, 헝가리 언어인데 인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길이는 27m의 소형 선박인데 최대 탑승 인원 60명입니다. 이 유람선 소유 회사는 파노라마 덱이라는 곳인데요. 원래 1949년 옛 소련에서 건조를 했고 80년 헝가리제 새 엔진을 장착했는데 이 엔진의 사양은 150마력입니다. 그리고 이중 갑판도 갖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사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꾸준히 의문이 나왔던 것 중에 하나가 기상상황이 이렇게 안 좋다고 하는데 왜 여행 일정을 강행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의견이 나오는 것 같아요.

[기자]
취재를 해 보니 전문가들은 이 여행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이 문제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부다페스트 유람선 투어가 사실 헝가리 관광에서 정말 빼놓을 수 없는 가장 핵심이다라고 볼 수 있는 코스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기상 상황 등을 이유로 만약에 취소를 하게 되면 경제적 부담이 생긴다는 거죠. 그러니까 보통 이런 코스 일정을 취소하려면 관광객 전원이 동의를 하거나 또 여행사가 일방적으로 취소를 하려면 여행사 비용 회수가 있는데 이 일부 금액 환불이 부담스럽다라고 보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관련해서 똑같은 패키지 여행상품을 이용해서 유람선을 탔던 분을 취재를 했는데 그 당시에도 기상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유람선 운행을 감행했다고 하는데 그때는 또 어떤 상황이었는지 직접 들어보시죠.

[참좋은여행사 패키지 상품 이용자 : 그때 다 운행을 안 한다고 하고 저희만 운행했었거든요. 왜냐면 예약을 미리 해서 취소할 수가 없다고 해서. (그 이야기를 여행사 직원 분이 하신 거에요?) 네. 다 표정들은 이걸 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런 표정이었는데. 패키지 특성상 다 같이 움직여야 하잖아요. 그래서 다들 말은 못 하시고 그냥 탔었어요. 저랑 저희 가족들도 그랬고요.]

[앵커]
유람선을 안 타겠다고 하더라도 그분들을 위한 다른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분들을 가이드 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니까 아마 함께 그냥 다 탑시다, 이런 쪽으로 가게 되는데. 그러나 기상 상황이 나쁘고 여건이 나쁘면 특히 안전계획을 사전에 철저히 한다든가 뭔가 준비를 했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자꾸 지적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구명조끼 미착용 부분인데요. 이것이 필수냐 아니면 선택이냐. 이런 부분을 떠나서 사실 유사시에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서는 구명조끼는 어떻게 보면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여행사의 프로그램 패키지를 이용했던 관광객들이 비슷하게 이야기를 했던 것 중 하나가 구명조끼나 안전교육이 없었다라는 공통적인 의견을 내고 있는데요. 그러면 제가 아까 전화 연결로 해서 말씀드린 이분 같은 경우는 그 당시 기상 상황이 여전히 안 좋았다고 합니다.

바로 앞에 있는 국회의사당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굉장히 심각했던 상황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럼 또 구명조끼를 과거에도 착용을 했을까. 한번 직접 들어보시죠.

[참좋은여행사 패키지 상품 이용자 :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왜냐면 안개가 너무 껴가지고 무서웠거든요 사실. 그런데 그런 분위기도 아니었고 그래서]

[기자]
이 말은 뭐냐하면 굉장히 무서웠다. 안개가 껴서 배를 탔을 때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무도 먼저 구명조끼를 착용하자는 제안도 하지 않았고 이게 의무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무서웠지만 참고 탔다라는 이야기인데 이분이 탔던 건 2년 전입니다.

그러니까 2년 전에도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았던 사실이 어떻게 보면 안전불감증이 이 당시 현장에서 오래된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앵커]
어쩌면 여러 개의 투어로 나누어져 있잖아요. 일반 투어가 있고 맥주 한잔 하면서 배를 타고 관람을 하거나 아니면 와인을 마시거나 아니면 더 급이 올라가면 저녁을 먹으면서 유람선을 타고 강을 한 바퀴 돈단 말이죠.

그럴 경우 와인과 저녁식사가 있는데 구명조끼를 입고 사람들이 그러지는 않을 거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다뉴브강 전체 유람선 문화 자체가 안전에 상당히 소홀한 이런 문화인 것 같은 그런 느낌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를 해 보면 유람선 내에서의 구명조끼가 반드시 의무인 것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러니까 선체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있으면 오히려 탈출을 할 때, 유사시에 탈출을 할 때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중요한 부분은 출항 전에 뭔가 그런 안전 장비에 대한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졌는지 이 부분도 좀 짚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죠. 사실은 이 배에는 구명조끼가 어디에 비치되어 있다. 그다음에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꺼내입고 어떤 식으로 조이면 된다. 그다음에 순서를 지켜서 선실 밖으로 나가달라. 이런 것들을 분명하게 고지를 해야 하는 거죠.

[앵커]
그런데 사고 영상도 보여드리고 있고 목격자분의 진술도 전해 드렸습니다만 사고가 워낙 순식간에 일어났기 때문에 어찌보면 그 상황을, 참사를 당한 분들의 경우에는 구명조끼를 착용할 만한, 설사 있었다고 하더라도. 착용할 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과연 얼마나 있었을까 그런 의문점은 듭니다.

[앵커]
차라리 통상의 예가 아니더라도 정말 그냥 입고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상 상황이 워낙 안 좋았으니까요. 이연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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