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감싸고 '식물인간' 된 어머니 27년만에 깨어나

아들 감싸고 '식물인간' 된 어머니 27년만에 깨어나

2019.04.24. 오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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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감싸고 '식물인간' 된 어머니 27년만에 깨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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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여성이 27년 만에 깨어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1991년, 당시 32세였던 무니라 압둘라는 차로 아이를 학교에서 데려오던 중 버스와 충돌해 심한 뇌 손상을 입었다. 4세였던 어린 아들 오마르도 압둘라의 옆자리에 타고 있었지만 사고 직전 어머니가 아들을 감싸 안으면서 아이는 가벼운 상처만 입었다.

압둘라는 UAE 병원에서 런던 병원으로 옮겨진 뒤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다. 그녀는 뇌 손상을 입어 의식은 없었으나 고통을 느끼는 신경은 살아 있었다.

하지만 가족은 압둘라를 포기하지 않았다. 영양분을 튜브로 주입했고, 운동 부족으로 근육이 약해지지 않도록 꾸준한 물리 치료도 병행했다.

2017년 UAE 정부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가족에게 보조금을 제공했다. 독일 병원에서 압둘라는 짧아진 팔과 다리 근육을 교정하기 위해 치료를 받았고 상태를 좋게 만드는 각종 약물을 투여받았다. 치료가 계속되던 어느 날, 압둘라는 27년 만에 의식을 찾았다. 그녀는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가 3일 뒤부터는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다.

지난 23일, 오마르는 아랍에미리트 언론 '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세월의 치료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오마르는 "나는 늘 그 순간을 꿈꿨다. 그녀가 내 이름을 불렀을 때 나는 기쁨으로 날아갈 것 같았다. 어머니가 처음 말한 단어는 바로 내 이름이었다"고 말했다. 이후 압둘라의 상태는 점점 더 좋아졌고 지금은 대화도 가능한 상태까지 회복됐다고 알려졌다.

그는 이어 "어머니는 나를 보호하려고 감싸안았다. 언젠가는 어머니가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에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를 공개하는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희망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그들은 죽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압둘라는 아부다비로 돌아가 물리 치료와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혼수상태로 수 년을 지낸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회복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19살에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미국인 테리 윌리스도 19년 동안 식물인간으로 지내다가 기적적으로 의식을 회복했다.

영국 국민 건강 서비스는 "하지만 혼수상태에 빠진 사람이 회복될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압둘라나 윌리스는 매우 희귀한 사례라고 밝혔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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