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 항공에서 끌려나간 피해자 근황 "여전히 불면증 시달려"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끌려나간 피해자 근황 "여전히 불면증 시달려"

2019.04.10.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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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 항공에서 끌려나간 피해자 근황 "여전히 불면증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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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4월 9일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 항공기에서 '오버부킹(초과예약)'을 이유로 끌려나갔던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70) 씨가 2년 만에 근황을 전했다.

사건 발생 2년 만인 지난 9일(현지 시각) 다오 씨는 미국 ABC 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당시 시카고에서 켄터키로 가는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에 탑승했다가 항공사 직원에게 강제로 쫓겨났다.

하차를 거부하자 보안요원들에 의해 바닥으로 끌려나간 다오 씨는 코와 이가 부러지고 뇌진탕 판정을 받는 등 크게 다쳤다. 함께 탑승한 승객들이 이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했고, 유나이티드 항공은 전 세계의 비판을 받았다.

다오 씨는 자신이 아시아계여서 차별을 당했다고 느꼈기 때문에 비행기에서 내리는 것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 참전 용사를 위해 설립한 병원 개업을 위해 켄터키로 돌아가던 참이었다. 44년 전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에서 탈출하는 과정에서 미 해군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감사의 뜻으로 참전 용사들을 위한 병원을 설립한 것이었다.

그는 "사건 몇 달 뒤에도 사건 비디오를 보기 어려웠다. 그냥 눈물만 났다"라고 털어놨다. 딸이 규탄 기자회견에 나선 모습을 봤을 때도 다오 씨는 눈물을 흘리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오 씨는 "솔직히 말해서 기내에서 끌려나간 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며 "나중에 병원에서 일어났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 몇 달은 끔찍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충격으로 의사 일까지 그만둔 다오 씨는 "여전히 불면증에 시달리고 집중, 균형 등의 문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고 발생 전 32km 거리의 마라톤을 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약 5km밖에 달리지 못한다고 전했다. 현재는 재해 지역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 직원들이 자신을 합리적으로 설득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다오는 덧붙였다.

다만 다오 씨는 "당시의 시련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렀다. 항공사 측이 자신들의 정책을 잘 살펴보고 좋은 쪽으로 바꿨다"라며 "그들의 일을 한 보안요원들을 원망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당시 논란이 커지자 다오 씨에게 사과하고 합의를 이뤘다. 다오 씨를 강제로 끌어냈던 보안 요원은 해고 처분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성명을 통해 "3411편에서 발생한 사건은 유나이티드 항공에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라며 "회사와 9만 명의 직원이 그 경험을 통해 배운 건 우리의 '책임감'이다. 사건 이후 우리는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때의 경험을 결코 잊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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